더불어민주당이 사상 처음으로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에 나선다.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거부로 청와대와 정면충돌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당내 탄핵 요구가 이어지자 국정조사로 출구를 마련한 것이다.
민주당은 27일 오후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 경위와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 등을 조사하는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 실시 관련 법안은 다음달 5일 본회의에 올려 처리하는 것이 목표”라며 “국정조사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5월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이나 지난 23일 오세훈 서울시장 정치자금법 위반 2심 무죄 선고까지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할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원내 관계자는 “일부 공감대는 있지만, 사법부의 판결에 대한 국정조사 사례가 없고 사법 침해 우려가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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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1일 이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 이후부터 민주당에선 법원과 마찰을 빚을 때마다 조 대법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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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는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소추 절차에 돌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비상의총까지 열어 논의한 결과 탄핵 추진이 보류됐지만, 지난 9월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하자 강경파들은 다시 ‘조희대 탄핵론’을 꺼내들었다. 탄핵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김민석 대표도 지난 16일 민주당 유튜브에서 “어느 시.까지는 저희가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의 ㅌ자도 내지 않았지만, 이미 광범위한 요구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모든 사안을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에 대한 2심 선고 이후 여당 내 강경파들의 탄핵 요구는 더 거세졌다. 최민희 수석최고위원은 24일 페이스북에 “할 일 하지 않으면 되치기 당한다”며 “조희대 탄핵 사유가 넘치는데 망설임. 무죄 후 무슨 일이 벌어질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지도부는 일단 국정조사만으로도 쪼개진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탄핵 추진에 따른 정치적 부담은 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경파의 주장대로 사법부 수장에 대한 탄핵을 곧바로 밀어붙였다가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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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부 소속 의원은 “탄핵을 하더라도 국정조사를 징검다리 삼아 명분을 쌓은 후 다음 스텝을 밟아야한다”며 “지지층 중에는 탄핵 신중론자들도 있는데 의혹을 밝혀야 이들도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생 이슈에 민감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민심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초유의 국정조사 만으로도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업추비 논란이 국민적 공감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국정조사를 해봤자 얻는 게 뭐냐”며 “조 대법원장 문제는 지지율이 낮은 상태에서는 섣불리 건드리면 안 되는 주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곧장 반발하고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대법원장 국정조사는 대법원장 탄핵의 빌드업”이라며 “그 전에 이재명을 끌어내려야 한다. 이제 저항과 행동만 남았다”고 했다. 정.식 원내대표도 “이 대통령과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위기를 무마하기 위한 ‘이지메’(집단 괴롭힘) 정치”라며 “악질적인 거대여당의 국정조사 폭거에 맞서 범국민적 저항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나경원 의원은 “재판받아야 할 범죄자 변호 정당이 대법원장을 조사하려 한다”며 “이 정도면 삼권분립 파괴, 정당해산 사유”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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