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지난달 2일 폐지됨으로써 ‘검수완박’이 마무리됐지만, 한 달도 되지 않아 그 폐해는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공소청 검사는 보완수사 요구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경찰은 경찰대로 허둥대며 보완수사 요구를 맞추는 데 급급하다. 법정에서는 판사가 추가 수사 자료 제출 방법을 알려주는 황당한 일도 일어나고 있다.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월 비공식 대화에서 “너무 걱정이 된다”면서 “판사가 재판하면서 수사도 해야 한다”라고 했는데, 이런 우려도 현실화하는 것이다. 더 근원적 문제는, 이런 일이 형사사법 시스템 변화에 따른 과도기적·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제도 설계 잘못에 따른 구조적 문제여서 갈수록 악화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중대범죄수사청이 10월 2일 출범 이후 30일까지 송치한 사건은 단 3건, 구속한 피의자는 6명에 불과할 정도로 개。휴업 상태다. 정원의 66%만 채운 채 전산망도 못 갖추고 개문발차할 때부터 예견된 참사다. 수사 역량을 폐지된 검찰만큼 키우려면 10∼20년으로도 부족할지 모른다. 수사기관이 올린 사건 자료만 보고 기소와 영장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공소청은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일부터 24일까지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의 불청구율은 36.2%로, 지난해 17.9%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압수수색 영장 불청구율은 공소청 출범 이후 11.7%로 올해 9월 말까지 평균 2.8%, 작년 2.0%보다 급증했다.
릴게임백경
공소 제기 후 새로 확인된 범죄 자료를 피해자가 공소청에 제출하면, 증거로 쓸 수 없어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 사건을 돌려보내고 경찰에 자료를 새로 내도록 안내하는 촌극이 벌어진다. 추가 자료를 검사가 법원에 냈더니 재판장이 “사실조회나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라”고 안내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실제 벌어졌다. 경찰의 과부하도 심각하다. 안 그래도 사건 해결 시간이 계속 늘어왔는데, 검찰 폐지 후 사건 이첩·보완수사 요구 폭증으로 신규 사건 수사는 엄두도 내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한다. 지난달 2일부터 29일까지 보완수사요구는 1만246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나 늘었다. 형사사법 시스템 혼란에 따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이런 게 법치농단·민생농단 아닌가. 검수완박에 대한 근원적 재검토가 시급하다.
마무리됐지만,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