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차세대 신약 개발을 위한 새로운 연구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미세중력 환경을 활용해 의약품의 결정 구조를 분석하고 새로운 제형을 개발하는 연구가 확대되면서, 우주 바이오제약 산업의 관심도 기술 실증에서 상업화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국제우주정거장(ISS)의 퇴역 이후를 대비한 민간 우주 연구 인프라 구축과 우주에서 확보한 연구 성과를 지상 의약품 개발에 적용하는 방안이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국내 기업들도 독자적인 우주 실험 플랫폼을 확보하고 글로벌 협력망을 확대하면서 관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에서는 'Orbit to Outcomes: 우주 바이오제약이 여는 미래(The Future of Space-Enabled Biopharma)'를 주제로 국내외 우주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연구 성과와 사업화 전략을 공유했다.
이번 세션은 우주 산업 시장 인텔리전스 및 컨설팅 기업 우주 레이더의 박시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좌장을 맡았으며, 보령·BRAX Space, 스페이스린텍(SpaceLinTech), ICE Cubes Service,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스(Varda Space Industries) 등 4개 기업 관계자가 발표에 나섰다.
박시수 대표는 우주 바이오제약이 국제우주정거장을 연구 플랫폼으로 활용하면서 발전해 왔으며, 최근에는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을 통한 발사 비용 감소와 관련 기술·인프라 발전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 발표에 나선 임동주 BRAX Space 대표 겸 보령 전략사업본부장은 제약기업이 우주 산업에 진출하는 이유와 향후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임 대표는 보령이 2022년부터 우주 사업을 추진해 왔다고 설명하면서, 기존 제약사업에서 축적한 제조·연구개발 역량을 우주라는 새로운 환경에 접목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주전함야마토릴게임
.
그는 "헬스케어 기업에 우주는 새로운 영역 중 하나"라며 우주 공간에서 활동하는 인류에게 필요한 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상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의약학적 과제를 연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령이 우주 헬스케어의 가능성에 주목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의 논의였다.
임 대표에 따르면 NASA의 인간 연구 프로그램(Human Research Program)은 우주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다양한 위험을 연구하고 있지만, 장기간 우주 체류와 심우주 탐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해결책을 찾는 단계에 있다.
보령은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가 민간 제약기업의 새로운 역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세중력 환경에서 세포와 오가노이드를 배양하거나 암, 노화, 신경퇴행성 질환 등을 연구하는 방안도 주요 관심 분야로 제시했다.
특히 임 대표는 국제우주정거장이 2030년까지 운영된 이후 퇴역할 예정이라는 .에 주목했다. 기존 ISS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우주 생명과학 연구를 민간 우주정거장이나 재진입 캡슐 등 차세대 인프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령은 글로벌 우주기업에 대한 투자와 연구 협력망 구축을 병행하고 있다.
상업용 우주정거장을 개발하는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에 투자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협력관계를 확대했다. 달 탐사 관련 기업인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에도 투자하면서 지구 저궤도 이후의 우주 연구 환경까지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릴게임 바다이야기
최근에는 독일항공우주센터(DLR)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정부 우주기관과 연구기관, 대학, 스타트업 등을 연결하는 글로벌 우주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임 대표는 연구 아이디어와 시제품을 보유한 연구자·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자금과 우주 실험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연구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자체 연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소개하면서, 장기적으로 상업용 우주정거장이나 재진입 캡슐에 전용 실험실을 확보하고 우주 생명과학 연구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국내 우주제약 기업인 스페이스린텍은 실제 우주 실험에서 확보한 단백질 결정화 결과를 공개하며 기술적 가능성을 강조했다.
김병호 스페이스린텍 상무이사는 우주 바이오제약 연구의 주요 기회로 구조생물학 연구, 저분자 화합물 결정화, 바이오의약품 제형 개발 등 세 가지 분야를 제시했다.
미세중력 환경에서는 지상에서 발생하는 자연 대류와 침강 등의 영향이 감소해 단백질이나 저분자 화합물의 결정 성장 과정을 다르게 관찰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약물 표적과 분자 간 결합을 이해하거나 새로운 결정 형태와 제형 개발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페이스린텍은 지상의 낙하탑(드롭 타워), 지구 저궤도의 큐브위성(CubeSat), 국제우주정거장 실험 모듈을 연계하는 통합 미세중력 연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는 지난해 8월 스페이스X CRS-33 임무를 통해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낸 첫 번째 단백질 결정화 실험 모듈 'BEE-PC1'이다.
해당 모듈은 ISS에서 운영됐으며 실험 시료는 올해 2월 지구로 회수됐다. 암 연구와 관련된 단백질의 결정 성장 특성을 비교한 결과, 우주에서 성장시킨 결정이 지상 실험에서 얻은 결정보다 약 5~10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바다 이야기
.
김 상무이사는 결정 크기의 차이뿐 아니라 자동화된 실험 시스템을 우주에서 작동시키고 분석을 위한 시료를 지구로 회수했다는 .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올해 10월에는 스페이스X CRS-35 임무를 통해 두 번째 ISS 연구 모듈인 'BEE-PC2'를 발사했다고 소개했다.
BEE-PC2는 기존 모듈보다 시료 처리 용량을 확대하고 자동 운영 기능을 개선한 것으로, 단백질과 억제제의 공동 결정화 연구에 초。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구조 정보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김 상무이사는 우주 제약 연구가 상업적 서비스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재현성, 확장성, 품질, 비용, 규제, 산업계 도입 등 여섯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우주 기반 의약품 연구에 적용할 수 있는 명확한 규제 지침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술 실증을 넘어 실제 제약 연구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유럽 기업들은 국제우주정거장 접근성을 높이는 연구 서비스와 미세중력을 활용한 질환 모델 개발 가능성에 주목했다.
벨기에 스페이스 애플리케이션 서비시스(Space Applications Services)의 미겔 페레이라 우주사업개발 담당자는 ICE Cubes Service를 통해 2018년부터 ISS에서 연구 및 기술 실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약 연구에서 미세중력을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결정화와 인체 조직 모델을 꼽았다.
지상에서는 중력에 따른 대류·침강·부력 등이 결정 성장과 세포 배양에 영향을 미치지만, 우주에서는 이러한 영향을 줄여 다른 연구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ICE Cubes Service는 일본 기업과 협력한 '키라라(Kirara)' 단백질 결정화 서비스를 통해 6차례 ISS 임무를 수행했으며, 단백질과 저분자 화합물, 나노소재 등의 결정화 연구를 지원해 왔다
오션
.
영국 스타트업 바이오오빗(BioOrbit)과는 미세중력을 의약품 제조에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첫 번째 임무에서는 우주에서 인슐린 결정화 실험을 수행했다.
인체 조직 모델 분야에서도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옥스퍼드대학교의 연골 조직 모델 연구와 몰타대학교의 당뇨병성 족부 궤양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지원했으며, 룩셈부르크 오르가노테라퓨틱스(OrganoTherapeutics)의 중뇌 오가노이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뇌 오가노이드를 내년 ISS로 보내 미세중력 환경에서 파킨슨병을 연구할 계획이다.
페레이라 담당자는 지난 8년간 40회 이상의 우주 임무를 지원했다고 설명하면서, 연구 아이디어의 타당성 평가부터 실험 장비 개발, 발사, 궤도상 운영, 시료 회수까지 연결하는 서비스가 우주 연구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바르다 스페이스 인더스트리스는 우주에서 의약품을 결정화한 뒤 지구로 회수하는 통합 제조 플랫폼을 소개했다.
사라 허셰데 바르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자사가 개발·제조한 캡슐에 고객사의 의약품을 탑재해 우주로 발사하고, 미세중력 환경에서 결정화 공정을 수행한 뒤 지구로 회수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바르다가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바이오의약품의 고농도 제형 개발이다.
단일클론항체 등 바이오의약품은 고농도 제형에서 。도가 높아질 수 있는데, 결정 현탁액을 활용하면 。도를 낮추면서 높은 약물 농도를 구현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제형 기술이 실제 의약품에 적용될 경우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투여 경로를 전환하거나 투여 횟수를 줄이는 등 환자 편의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허셰데 매니저는 지상에서 진행한 단일클론항체 결정 현탁액 연구에서 특정 。도 조건을 기준으로 약물 농도가 25% 증가한 사례를 소개했다.
모바일 바다이야기 배당
다만 해당 연구는 10mL 규모에서 수행된 것으로,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별도의 공정 확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바르다는 미세중력 환경을 활용해 이러한 결정화 공정의 확장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으며, 제약기업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United Therapeutics)와 기존 제품의 제형 개선 및 제품 수명주기 관리에 관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저분자 화합물 분야에서도 새로운 결정 다형(polymorph)을 탐색하고 결정 순도, 생체이용률, 안정성 등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백질 분해 표적 키메라(PROTAC)의 결정화 가능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우주 바이오제약 산업의 강。과 한계, 성장 기회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참가자들은 미세중력이 지상에서 장시간 재현하기 어려운 독특한 연구 환경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중력을 새로운 실험 변수로 활용하면 기존 연구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던 분자 구조와 결정 성장 특성, 세포·조직 반응을 관찰할 수 있다는 .을 강조했다.
반면 우주 연구의 높은 비용과 제한적인 발사 기회, 실험 접근성은 산업 확대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페레이라 담당자는 지상에서 더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연구라면 굳이 우주로 보낼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우주 환경이 실질적인 이.을 제공하는 공정과 연구 단계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허셰데 매니저 역시 우주 실험의 기회가 확대되고 있지만 연간 비행 횟수에는 한계가 있다며, 지상에서의 사전 검증과 충분한 실험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우주 바이오제약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미세중력 환경에서 확보한 차별화된 연구 성과를 실제 의약품 개발과 제조 공정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국내외 기업들이 우주 실험 인프라 확보와 연구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향후에는 우주에서 얻은 결정화·제형 연구 결과의 재현성과 경제성을 입증하고 이를 지상 제약산업에 적용하는 과정이 상업화의 핵심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