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 이유정(38·제주좀녀 대표)씨는 물질 중 폐어구에 다리가 걸려 목숨을 잃을 뻔한 경험이 바다를 지키는 계기가 됐다. 그는 “나보다 나이 많은 해녀들이 걸렸다면 얼마나 아찔했을까 생각했다”며 “한 사람의 노력으로 바다가 완벽하게 깨끗해질 수는 없지만, 이 일을 멈추면 한 사람 몫만큼 쓰레기가 방치된다는 생각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바다 쓰레기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고.
“물질이 서툴던 때 다른 해녀들보다 먼 바다로 나갔다. 다리에 묵직한 것이 걸려 내려다보니 폐어구였다.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치다가 오리발을 벗고 겨우 살아났다. 젊은 나도 이렇게 위험한데 다른 해녀들이 걸리면 어떨까 싶었다. 그때부터 젊고 체력적으로도 좋은 내가 이런 바다 쓰레기를 없애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뭍을 쓰레기장으로 만든다’며 삿대질하는 사람도 있었다. 3년쯤 지나자 바다에 진심이라는 걸 알아주기 시작했다.”
―물질과 바다 청소를 병행하며 가장 힘든 .은.
“직접 채취한 미역에 스티로폼이 붙어 있을 때가 있다. 해초류를 따러 잠수했는데 쌈장통이나 고추장통이 끼어 있을 때도 있다. 내용물이 남은 세제나 샴푸 통, 낚시 도구, 폐어구, 심지어는 돼지머리도 건진 적이 있다. 쓰레기를 바다에서 건져 올린 뒤에도 문제다. 해양 쓰레기를 따로 처리해야 하는데 운반할 차량이나 처리할 곳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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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치곤란이라 ‘너무 많이 건져 오지 말라’는 말도 여러 번 들었다. 수거한 쓰레기를 옮기고 처리하는 일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해 줬으면 한다.”
―다음 세대 해녀에게 어떤 바다를 물려주고 싶나.
“해녀들이 더 안전하게 물질할 수 있는 바다다. 혼자 치우는 양에는 한계가 있지만, 멈추지 않고 내 몫을 해내려 한다. 내가 멈추면 그만큼의 쓰레기는 바다에 남는다. 당장 눈에 띄게 깨끗해지지 않더라도 계속하는 이유다. 함께하는 사람도 계속 늘고 있다. 학부모들이 아이들 손을 잡고 와서 돕는 모습에 힘을 얻는다. 이런 사람들이 모이면 지금보다 더 깨끗한 제주 바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