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 본사 전경. 삼양그룹 제공
삼양그룹이 담합 사태 이후 경영진을 재편하며 조직 정비에 나섰다. 43년간 그룹에 몸담은 엄태웅 대표가 물러나고 지주사와 식품사업을 이끌 새 수장들이 내정됐다. 식품사업의 장기간 리더십 공백이 해소된 가운데 새 경영진이 담합 여파를 수습하고 사업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그룹은 1일자로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하고 김지섭 삼양홀딩스 부사장과 정지석 삼양사 식품그룹장을 각각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두 사람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대표이사에 오를 예정이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엄태웅 삼양홀딩스 대표의 퇴진이다. 1983년 입사한 엄 대표는 43년간 몸담았던 삼양그룹을 떠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삼양그룹은 담합 사건 이후 조직이 안정을 되찾고 일본 향료기업 인수로 신사업 확대의 기반이 마련되면서 엄 대표가 용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는 삼양사가 담합 사태 이후 식품사업의 경영 공백을 메웠다는 .에서도 주목된다. 삼양사는 지난해부터 잇따른 담합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설탕과 밀가루, 전분·전분당 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으며, 국회 정무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부과된 누적 과징금은 4353억7800만원에 달한다.
담합 사태는 경영진 공백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최낙현 전 삼양사 대표가 설탕 담합 혐의로 구속된 뒤 사임하면서 식품그룹장 자리가 비게 됐다
게임장 24
. 이후 정지석 식품BU장이 직무대리를 맡아 식품사업을 이끌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주사 차기 대표로 김지섭 부사장이 낙。된 것은 재무 관리와 준법경영에 무게를 둔 인사로 해석된다. 1988년 삼양사에 입사한 김 부사장은 회계팀장과 삼양홀딩스 재경실장 등을 거쳐 2019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재무 전문가다. 대규모 과징금에 따른 재무 부담을 관리하는 동시에 그룹 전반의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는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식품사업에서는 정지석 그룹장의 역할이 커졌다. 1995년 삼양사에 입사한 정 그룹장은 식품마케팅팀장과 마케팅총괄, 식품BU장 등을 거치며 식품사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올해 식품그룹장 직무대리로 사업을 이끌어오다 이번 인사에서 정식 그룹장으로 승진하고 차기 삼양사 대표이사로도 내정됐다.
김지섭 삼양홀딩스 스태프그룹장(왼쪽)과 정지석 삼양사 식품그룹장. 삼양그룹 제공
담합 수습 넘어 성장으로…해외사업 성과가 관건
새 경영진이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는 사업 경쟁력 강화다. 삼양사는 설탕과 밀가루 등 기존 식품소재 사업을 넘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만큼 해외사업을 키워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삼양그룹은 올해 약 3900억원을 투입해 일본 향료·향장 전문기업 소다 아로마틱 인수에 나섰다
바다이야기온라인
. 삼양사가 일본법인을 통해 지분 100%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현지 식품사업 기반을 넓히는 행보다.
소다 아로마틱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5개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글로벌 고객사에 향료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삼양사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기존 당류·전분당 사업과 향료 기술을 연계하고, 맛과 향을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식품소재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도 최근 글로벌·스페셜티 사업 확대와 안정적인 재무구조 확보를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3일 창립 102주년 기념사에서 “삼양그룹은 올해 일본 향료·향장 전문기업인 ‘소다 아로마틱(Soda Aromatic)’ 인수, 삼양엔씨켐의 고부가 포토레지스트 소재 공급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스페셜티 기업으로서 한층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102년의 빛나는 역사지만, 이것이 우리의 미래를 담보해 주지는 않는다”며 “이럴 때일수록 그룹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글로벌·스페셜티 중심의 사업 고도화, 안정적인 현금흐름 중심 경영, AI 기반의 AX 트랜스포메이션을 마음에 되새겨 그룹의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대규모 해외 투자가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해외 생산·판매망 확보에 그치지 않고 인수기업과의 시너지를 구체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담합 사태 이후 준법경영 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사업의 투자 성과를 가시화해야 한다는 .에서 새 경영진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 국내 시장의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