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 박 반장' '양촌리 김 회장' 배우 최불암이 8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든든한 아버지였고, 정의로운 형사였던 그의 죽음이 크게 다가오는 것은 한 세대를 풍미한 배우를 잃은 것뿐 아니라 오래 기대어 온 '어른'을 잃었기 때문이다.
최불암을 국민배우 반열에 올린 드라마는 '수사반장'과 '전원일기'다. '수사반장'에서 그는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약자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형사의 모습을 보여줬다. 방영 시간이면 거리에서 사람 구경을 할 수 없었다는 그의 회고처럼, 박 반장은 한 시대가 믿고 기댄 정의의 얼굴이었다. 1980년부터 22년간 이어진 '전원일기'의 김 회장은 넉넉한 아버지였다. 가족을 보듬고 마을의 대소사를 챙기는 모습은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서 고향과 공동체를 잃어가던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안이 됐다. 두 배역은 최불암을 단순한 인기 배우가 아니라 국민의 기억 속에 살아 있는 어른으로 만들었다. 그의 따뜻함은 14년간 진행한 '한국인의 밥상'으로도 이어졌다. 전국의 농촌과 어촌, 산골을 찾아가 이름 없는 사람들의 밥상을 마주하고 그 안에 담긴 삶의 이야기를 들었다.
고인의 삶을 더욱 빛나게 한 것은 나눔이었다. 1981년 '전원일기'에서 금동을 입양하는 이야기를 연기한 것을 계기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인연을 맺었다.
야마토2게임주소
이후 전국후원회장을 맡아 40년 넘게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아동 복지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사단법인 제로캠프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소년 수형자들이 사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스타의 이름값을 아이들의 내일을 위해 쓴 것이다. 고인의 장례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지는 것은 그래서 더욱 뜻깊다.
좋은 배우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었던 그가 남긴 것은 정의롭되 따뜻하고, 사랑받을수록 더 나누는 어른의 삶이다. 그를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가 보여 준 어른의 역할과 나눔의 정신을 이어가는 일일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자의 아픔을 외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