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더 서울라이티움에서 열린 ‘안녕(An-Young) 인 서울’ 전시 전경.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 더 서울라이티움. 어두운 조명이 내려앉은 전시장에 들어서자 그룹 아이브 멤버 안유진과 장원영의 모습이 수십 개의 스크린을 채웠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벽에 사진을 거는 일반적인 사진전과는 다른 공간이 이어졌다. 천장과 벽면을 채운 영상과 여러 사진이 겹쳐 보이는 거울 공간,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영상이 변하는 ‘모션 매칭’, 입김을 불면 새로운 영상이 나타나는 ‘블로우 인터랙티브’ 등 체험형 장치가 곳곳에 배치됐다. 두 사람의 사진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됐다.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미디어 전시 ‘안녕(An-Young) 인 서울’ 현장이다. 안유진과 장원영의 사진과 영상, 음성 콘텐츠를 미디어아트와 인터랙티브 기술로 풀어냈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며 두 사람의 콘텐츠를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팬들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전시인 만큼 관심도 컸지만 티켓 가격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반 티켓은 3만원, 추가 특전이 포함된 스페셜 티켓은 6만6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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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에서는 티켓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고, 아이브 멤버 6명 가운데 특정 멤버만을 대상으로 별도 전시를 연 데 대한 일부 팬들의 반발도 있었다.
팬들에게 전시와 굿즈, 음반은 단순한 소비 대상에 그치지 않는다. 좋아하는 가수의 활동을 다시 만나고 상품을 소장하는 것도 팬덤 문화를 즐기는 방식이다. 하지만 팬덤을 기반으로 한 상품과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가격과 판매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반복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랜덤 포토카드나 팬 사인회 응모 기회를 활용한 음반 판매다. 원하는 포토카드를 얻거나 팬 사인회 당첨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같은 음반을 여러 장 구매하는 소비가 이어지면서 과소비와 음반 폐기 문제가 제기돼 왔다. 지난 5월에는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음반 수십 장이 버려진 모습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그럼에도 팬덤 상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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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하이브·SM·JYP·YG 등 주요 4개 엔터사의 올해 합산 MD(상품) 매출이 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보다 48% 증가한 규모다. 보고서는 팝업 스토어와 한정판 상품, 글로벌 캐릭터 사업 등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상품 판매를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반대로 가격을 낮춰 팬들의 호응을 얻는 사례도 등장했다. 그룹 리센느가 최근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에서 선보인 공식 캐릭터 ‘레미니’ 굿즈가 대표적이다. 부채는 3000원, 손거울과 마스킹테이프는 각각 3900원, 아크릴 볼펜과 스티커팩은 각각 4900원이었다. 가격표가 공개된 뒤 온라인에서는 ‘착한 가격 굿즈’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팬덤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업계에는 새로운 수익원이 생겼지만 팬들도 가격과 구성, 품질을 따지는 소비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지불한 비용에 걸맞은 상품과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중요해진 셈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굿즈는 팬심을 바탕으로 구매하는 상품인 만큼 높은 가격에 비해 품질이나 서비스가 따라오지 못하면 팬들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며 “이런 방식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K팝의 브랜드 가치와 지속 가능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 대상에 그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