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개막작 ‘사이의 거리’. 아비뇽 페스티벌 예술감독인 티아고 호드리게즈가 연출한 연극이다. ⓒ아비뇽 페스티벌
올해 26회째를 맞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는 명실상부한 한국의 대표 공연예술축제다. 매년 가을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열리며 연극, 현대무용, 다원예술 등을 아우르고 국내외 공연예술의 흐름과 동시대적 담론을 선도해 왔다.
다음 달 8~25일 열리는 올해 SPAF의 주제는 ‘예술의 다중우주(Multiverse of Art)’다. 인공지능(AI)과 알고리즘, 속도와 효율이 지배하면서 공감과 연대가 줄어든 디지털 시대에, SPAF는 화면 밖으로 나와 서로 마주하고 감각을 나누는 공공의 장으로서 예술을 제안한다. 축제 기간 국립극장,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대학로극장 쿼드 등에서 연극 11편, 무용 5편, 다원 2편, 음악 2편 등 총 20편의 국내외 작품과 창작랩, 워크숍이 펼쳐진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5가지 기획 방향으로 구체화된다. 첫째 ‘지역성과 초지역성’에서는 한국, 아시아, 남미의 다양한 연극과 아시아 극작가 프로젝트를 통해 시공간과 기억을 다층적으로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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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현대사를 디지털 지도 위에서 탐색하는 ‘기억의 저편’을 비롯해 광주와 오키나와라는 장소성을 바탕으로 러브스토리를 그린 ‘문라이트 오키나와’ 등이 무대에 오른다.
둘째 ‘창작 미학의 경계 실험’에서는 물질, 테크놀로지, 설치미술,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예술 형식의 경계를 허문다. 드로잉과 애니메이션, 인형극과 프로젝션을 결합해 2차원과 3차원의 경계를 넘나드는 호주 예술가 플뢰르 앨리스 노블의 ‘루만’과 ‘그녀의 2차원적 삶’, 퍼포머의 신체성과 가상현실을 결합해 삶과 죽음을 사유하는 몰입형 연극 ‘블러: 경계가 흐려질 때’가 대표적이다.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는 가상 세계의 전쟁을 무대화한 박본 연출의 오페라극 ‘세 번째 전쟁’ 등도 기대를 모은다.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는 가상 세계의 전쟁을 노래·무용·합창으로 직조한 박본 연출의 오페라극 ‘세 번째 전쟁’. ⓒ국립아시아문화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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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동시대 무용 언어의 확장’은 춤이 신체적 기술과 표현을 넘어 사유와 사회적 실천으로 나아가는 흐름을 보여준다. 클래식 발레 규범을 해체한 윤상은의 ‘메타발레: 비(非)-코펠리아 선언’,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에서 영감을 얻은 김모든의 ‘씨름’ 등이 무대에 오른다.
다섯째 ‘살롱 넥스트’는 차세대 예술가들의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 전진모 연출가가 큐레이터로 참여하며 최현비 작·연출의 ‘복제인간 시’와 정찬동 연출의 ‘번개와 천둥’을 쇼케이스로 선보인다.
예술 창작 과정과 동시대 의제를 깊이 파고드는 ‘워크숍 페스티벌’도 축제 기간 내내 열린다. 안무가 마틸드 모니에르의 마스터클래스를 비롯해 인공지능과 신체의 공존을 실험하는 시연, 프랑스 공연 생태계를 짚는 포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축제의 담론을 한층 확장한다.
최석규 SPAF 예술감독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축제는 서로 다른 시선과 감각 방식이 공존하며 새로운 의미를 직조해내는 장”이라며 “관객들이 하나의 정답으로 수렴되는 세계가 아닌, 다양한 관。이 충돌하고 교차하는 무한한 창조의 우주를 함께 경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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