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중장년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모피와 옥반지가 젊은 세대의 ‘힙한’ 액세서리가 됐다.
꽃무늬 누빔조끼와 옥반지, 주름옷까지 과거에는 촌스럽다고 여겨졌던 패션 아이템들이 잇따라 젊은 세대의 장바구니로 들어오고 있다. 중장년층 패션이 남들과 다른 취향을 드러내는 개성의 수단으로 재해석되면서 패션업계에도 ‘그래니 시크’(Granny Chic·할머니의 옷장에서 온 듯한 요소를 세련되게 살린 스타일)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의 올해 상반기 20·30대 고객 모피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9% 증가해 같은 기간 50·60대 매출 증가율(57%)을 크게 웃돌았다. 신세계백화。의 올해 2분기 전체 모피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했고, 무더위가 이어진 7~8월에도 19.8% 늘었다.
현대백화。에서도 같은 기간 모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5%, 7~8월 10.7% 증가했고, 롯데백화。 역시 각각 10%, 15% 늘었다. 진도모피를 운영하는 진도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9.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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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모피 제품은 발목까지 내려오는 묵직한 롱코트 디자인이 대표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숏재킷과 조끼, 볼레로 등 젊은 소비자가 일상에서 입기 쉬운 형태로 바뀌고 있다. 게다가 수입 패딩 가격이 200만원 안팎까지 올라와 모피 제품과의 가격 차가 좁혀지면서, 고급스러운 소재의 모피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할머니 장신구’로 인식됐던 옥반지도 젊은층이 선호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가 올해 7월 1~20일과 1월 1~20일의 연령대별 거래액을 비교한 결과 20대의 옥반지 거래액은 391%나 증가했다. 4배 가까이 늘었단 얘기다.
높은 관심도는 적극적인 검색으로도 이어졌다. 소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최근 6개월(3~8월)간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옥반지’와 ‘옥팔찌’ 관련 언급량은 각각 126%, 306% 증가했다.
최근 BTS 뷔 등 유명인이 옥반지를 착용한 모습이 전해진 것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렸다. 남대문시장에서는 옥반지를 산 뒤 그릇 가게와 꽃시장 등을 둘러보는 이른바 ‘남대문 코스’까지 젊은층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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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할머니 주름옷’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플리츠(Pleats) 제품군에도 젊은층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플리츠는 일정한 간격으로 주름을 잡은 디자인으로, 구김이 잘 생기지 않고 몸에 달라붙지 않는 특징이 있다. 특히 몸매를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넉넉한 실루엣이 복고 감성뿐 아니라 실용성까지 추구하는 소비자의 요구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플리츠 플리즈 이세이 미야케’와 ‘옴므 플리세 이세이 미야케’의 지난 4월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15% 증가했다. 특히 SSF샵에서 지난 4월 1일부터 5월 10일까지 30대 이하 고객의 플리츠 플리즈 검색량은 전년 동기보다 265% 급증했다.
젊은층이 이른바 ‘할머니 패션’에 빠지는 이유는 단순한 복고 유행을 넘어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관심으로 풀이된다. 옥반지의 짙은 초록색이나 꽃무늬 누빔, 플리츠 특유의 주름처럼 한동안 주류 패션에서 멀어졌던 특징들이 젊은 세대에게 매력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중장년 패션에는 애초부터 편하게 입기 위한 기능이 녹아 있다”면서 “업계가 이런 장。을 유지하면서 색상과 실루엣을 현대적으로 바꾸자 젊은 세대 수요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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