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제2·3조)의 이론적 기틀을 마련한 ‘노봉법 아버지’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노봉법 재심사건 10건 중 8건을 맡는 등 사건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노위가 외부 공익위원의 사건 참여를 확대하는 방침을 밝힌 6월 이후에도 박 위원장은 10건 중 7건의 사건을 맡았다. 노봉법의 사용자성 판단 기준이 모호한데, 특정 시각을 가진 노봉법 설계자나 고용노동부 출신 위원에게만 사건이 몰리고 있어 다양한 법률 해석 여지가 차단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8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노봉법이 시행된 3월 10일부터 8월 말까지 결정된 노봉법 사건 75건 중 61건(81.3%)에 참여했다. 이 기간 노동부 출신인 김유진 상임위원은 45건(60.0%), 김은철 상임위원은 40건(53.3%)의 사건을 맡았다. 변호사·대학교수 등 전문가로 꾸려진 외부 공익위원의 사건 참여가 제한되고 중노위원장이나 노동부 출신 인사에게 사건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중노위는 지난 6월 26일부터는 외부 공익위원을 1인 이상 포함하도록 하고 8월 24일부터는 외부 공익위원 2인 이상을 포함해 심판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사건 편중 현상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실제 박 위원장은 6월 26일 이후에도 46건 중 32건(69.6%)의 사건을 맡았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2019년부터 3년간 중노위원장을 맡았으며, 지난 2021년 CJ대한통운을 상대로 직접 근로계약이 없는 하청 택배노조와 단체교섭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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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제시된 ‘실질적 지배력’ 개념이 노봉법 사용자성의 기틀이 됐다. 이후 박 위원장은 노봉법 이론적 토대를 만들고, 노봉법 입법 과정에까지 관여하며 ‘노봉법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하청 노조와의 교섭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노봉법의 원청 사용자성 기준이 모호한 만큼, 다양한 해석과 관.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현 결정 방식으로는 노사 어느 한쪽이 중노위 결정에 수긍하지 못하게 되고, 산업 현장 갈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헌승 의원은 “위원장과 소수 위원에게 판정이 집중될 경우 한쪽으로 결정이 치우칠 수밖에 없다”며 “중노위는 새로운 위원 배정 기준 개선 계획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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