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호. 클립아트코리아
# 66세인 소현선씨는 주말에 고향 방문을 위해 기차를 이용할 때 한숨이 앞선다. 무궁화호 운행이 줄어 ITX를 타야 하는데 요금이 2배나 차이 나기 때문이다. 무궁화호는 언제 타도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으나 ITX는 주말 할인이 없다.
# 휠체어를 사용하는 이덕원씨(38)는 그간 무궁화호를 탈 일이 있으면 화장실을 미리 들러야 했다. 열차 구조상 휠체어가 화장실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올 9월 코레일이 무궁화호에 휠체어석을 확충한다는 소식을 들어 기대했으나 화장실까지는 설치가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국철도공사 제출자료를 재구성한 2023년~올 9월 일반열차 차종별 좌석수. 허영 의원실
한국철도공사가 2023년부터 무궁화호 운행을 줄이고 이를 대체할 ITX-마음 운행을 늘리고 있으나, 고령층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운임 부담이 늘어났을뿐더러 무궁화호의 장애인 화장실 설치 문제도 미뤄졌기 때문이다.
13일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은 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무궁화호의 ITX-마음 대체 운행 현황’과 국정감사 답변자료를 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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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행 좌석수 기준 무궁화호는 2023년 5만48석이었으나 올 9월 4만1440석으로 17.2% 줄었다. 같은 기간 운행도 191회에서 163회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ITX-마음 좌석수는 5280석에서 2만4544석으로 464.8% 늘어났다. 운행 횟수도 18회에서 92회로 늘었다.
한국철도공사 제출자료를 재구성한 경로 할인 적용 후 이용객 부담 비교. 허영 의원실
비용 부담도 커졌다. 경부선 ITX-마음의 운임은 4만2600원인데, 이는 무궁화호(2만8600원)보다 49.0%(1만4000원) 비싸다. 또 무궁화호 경로 할인 30%는 어느 요일이건 적용되지만 ITX-마음은 월~금요일만 적용된다. 주말에 서울-부산 구간이나 용산-목포 구간을 이용하는 65세 이상 승객은 무궁화호 대신 ITX-마음을 탈 경우 기존 2만원대 요금에서 4만원대 요금을 내야 한다.
장애인 이용객이 겪는 불편함도 여전하다. 코레일은 9월1일 무궁화호 33량의 휠체어석을 개조하는 계약을 맺었다. 개조는 올 12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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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개조 범위는 장애인석 일반 2석과 전동휠체어 2석에 그치고, 장애인 화장실은 빠졌다.
공사는 제출한 답변 자료를 통해 “구조상 공간 확보가 어려워 추후 대체 차량 도입 시 양해하기로 했다”며 “대체되는 차량은 경부선 등 주요 노선 위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주요 노선이 아닌 지역에 사는 장애인은 새 차량이 들어와도 장애인용 화장실이 없는 객차를 이용해야 할 수도 있다.
대체 차량 도입 시。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코레일은 납품 지연으로 계약을 해지한 ITX-마음 1·4차분 146량에 대해 현재 2차 재공고(6~20일)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도입된 ITX-마음 1·2차분의 전동휠체어석도 1석에 그친다. 2석 확보는 ‘추가 계약 시 반영’으로 미뤄졌다.
허 의원은 “노후 무궁화호를 새 열차로 교체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존 이용객의 선택권이 줄어드는 문제도 살펴야 한다”며 “무궁화호에 기대온 어르신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가장 먼저 불편을 겪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ITX-마음의 경로 할인을 주말까지 확대하고, 무궁화호 대체 구간에 별도 할인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며 “재발주 계약서에는 전동휠체어 2석과 장애인 화장실을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