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석유 터미널에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제2 도시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너지 인프라 등 중요 시설을 타격했다.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러 3자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같은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강대국끼리 전후 질서를 논의했던 ‘얄타 회담’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3자 정상회담’ 제안을 했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빠진 정상회담은 전례 없는 일이며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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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의 제안은 다음 달 18~19일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세 정상이 종전 방향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WSJ는 푸틴의 구상이 ‘제2의 얄타 회담’이라는 러시아 전직 정보요원의 평가를 전하며 그가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전 세계를 분할하려는 비현실적인 야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얄타 회담은 2차 세계대전에서 함께 싸운 미국과 영국, 소련이 전후 세계 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1945년 개최한 회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WSJ에 “3국 모두 그런 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회담 자체나 잠재적인 의제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합의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WSJ는 미국이 푸틴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았다면서도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선거 공약을 이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고려하면 이런 제안에 호의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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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도 자국 영토에서 3자 회담이 열릴 경우 중재자로서 위상을 과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WSJ는 푸틴과 트럼프 간 통화에서 미국이 러시아산 경유를 수입하는 ‘경유딜’에도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의 반대에도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석유 터미널·저장소를 겨냥해 1000대 이상 드론을 발사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제2의 도시로 푸틴의 고향이다. AP통신은 개전 후 최대 규모 공중 공격이라고 전했다.
젤렌스키는 이날 NBC 방송에 미국이 군사 정보 공유를 재개했다고 전한 후 미국이 푸틴 편에 선다면 “역사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선 ‘에너지 휴전’과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추가 공급을 연계하기도 했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날 젤렌스키는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중동 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경유딜 논란 이후 처음 통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