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 정당이 주의회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는 소식, 최근에 전해드렸죠.
'역사적 압승'이란 말까지 나오는데, 대체 선거 결과가 어떻길래 이렇게 표현하는 건가요?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 AfD는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무려 44%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단독 과반이 안 되는데 무슨 압도적 승리냐' 하실 수 있겠는데, 이번 승리가 가진 여러 의미 때문에 이런 표현이 나오고 있습니다.
[울리히 지크문트/독일대안당(AfD) 주 총리 후보 : "친애하는 여러분, 오늘 저녁은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조국을 되찾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바로 여기 작센안할트에서!"]
이번 선거로 '역사를 썼다'고 주장하는 이 남자, 독일에서 요즘 '가장 위험한 남자'로 불리는 주 총리 후보입니다.
극우 진영 기대주인 그는 이번 선거를 대승으로 이끌었는데요.
독일대안당이 기록한 43.8%의 득표율, 이게 2위에서 5위를 기록한 다른 당의 득표율을 다 합친 것과 맞먹습니다.
그런데 작센안할트 주가 어떤 곳이냐 하면, 인구는 독일 인구의 2% 정도지만, 구동독 지역 민심의 풍향계로 꼽히는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 대승리를 거둔 건 지지층이 20대 남성 중심이었던 독일대안당의 저변이 확 넓어졌다는 뜻이라는 겁니다
[올리버 렘베케/루르대학교 교수 : "이제 이 정당은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정당의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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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당은 특정 집단을 훨씬 뛰어넘어 중도층 유권자까지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어떤 공약을 내걸었길래 이 정도로 돌풍을 일으킨 건가요?
독일도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이민자가 늘면서 논란이 확산해 왔는데요.
독일대안당이 이번 선거에서 전면에 내세운 구호가 '독일적 정체성 강화'입니다.
우선 이민 정책을 보면, 체류 자격이 없는 이주민은 추방 절차를 가속하겠다고 공약했고요.
'독일의 민족적 자부심'을 강조하도록 교육과정도 뜯어고치겠다고 했습니다.
특히 독일 제국의 역사는 강조하고 히틀러 부분은 줄이겠다고 했는데요.
이민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유권자가 불편했던 곳을 독일대안당이 긁어줬다는 것이죠.
그리고 실제 극우 정당이 이런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주의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는 못했는데, 주정부 집권이 가능한가요?
독일엔 아시다시피 나치 정권의 역사적 트라우마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반민주주의적 성향을 경계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회적 공감대가 있는데요.
이게 지금 흔들리면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생긴 겁니다.
독일대안당은 현재 과반에서 딱 3석 모자라는데, 3석이면 그리 큰 숫자는 아니잖아요?
실제 다른 정당 중 단 하나라도 손을 잡거나, 다른 당에서 의원 3명 이상을 빼 오면 과반이 되고, 주정부 연정을 구성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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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게 그동안 독일 정치권엔 나름의 원칙이 유지돼 왔습니다.
독일 정당들은 극단주의 정당과는 어떤 방식으로든 협조를 거부한다, 이른바 '방화벽'을 지켜왔던 건데요.
그런데 이번엔 좌파 성격이 짙은 BSW라는 정당이 '우리는 독일대안당과 손 잡을 수도 있다'고 여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나치 집권 이후 독일에서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주정부를 이끌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독일 정치권 전체에 미친 여파가 정말 상당하겠군요?
그야말로 큰 파장을 일으켰는데요.
일단 현 총리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독일 연방정부 총리 : "우리는 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독일대안당이 압승하는 동안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민주당은 5년 전보다 득표율이 반토막 났습니다.
이번 선거 결과는 결국 메르츠 총리의 낮은 지지율, 중앙정부에 대한 유권자들 불만이 반영됐다는 거고요.
가뜩이나 지지율이 하락세였는데, 이젠 당내에서도 그만 사퇴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주정부 선거 결과가 중앙정부까지 흔들고 있는 그런 상황이군요.
여파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일단 몇 주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메르츠 총리는 현지 시각 20일 더 큰 시험대에 오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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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과 또 다른 한 주에서 각각 선거가 열리는데, 주 총리를 뽑는 메클렌부르크 포어포메른 주에서는 수개월째 독일대안당이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압승하게 될는지는 알 수 없지만, 독일대안당 기세만큼은 더 거칠 것이 없게 될 텐데요.
아닌 게 아니라 독일대안당은 벌써 다음 총선에선 우리가 연방정부 집권에 도전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알리스 바이델/독일대안당 공동대표 : "다음 선거를 앞두고 (기독민주연합과) 격차를 최단 시간에 크게 벌려 지지율을 최소 40%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중앙정부 집권까지 꿈꾸고 있군요.
그런데 국민 모두가 극우당을 지지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습니다.
당장 이번 선거 결과를 우려하는 시민들이 많고요.
선거 끝나자마자 독일 전역에서 반대 집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하이케 미카엘리스/집회 참여자 : "그들(독일대안당)은, 제가 보기에 전적으로 해롭고 우리의 기본적인 민주주의 질서와 근본적으로 모순되는 것들을 옹호합니다. 그런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문제는 극우 정당이 세력을 불리는 동안 그들이 내세우는 정책들도 .。 극단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독일대안당의 경우 불법체류자를 추방하겠다, 우크라이나 피란민 지원을 줄이겠다, 이런 정책을 넘어서 최근엔 위헌 소지가 있는 공약까지 내걸었는데요.
난민 집안 학생만 따로 학급을 분리해서 가르치겠다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현 중앙정부는 물론 독일 시민에게도 집권을 막는 것이 눈앞의 과제로 떠오른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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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맞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