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상장지수펀드(ETF)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ETF 내에서도 집중 투자하는 품목이 세분화되고 있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같은 메모리 중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낸드플래시 가운데 어디에 무게를 싣느냐를 두고 다양한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 들어 주가 흐름만 놓고 보면 낸드 기업이 HBM 주요 기업을 웃돌고 있다.
낸드 주력 기업으로는 샌디스크·키옥시아가 꼽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3대장은 낸드를 여전히 생산하기는 하지만 HBM으로 생산 무게축을 이동하고 있어 HBM 주력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들 기업의 편입 비중에 따라 반도체ETF 내에서도 수익률 격차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오는 30일 예정된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1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이달 중 ‘PLUS 코리아HBM반도체’를 출시할 예정이다. HBM 특화 ETF인 ‘PLUS 글로벌HBM반도체’의 흥행에 힘입어 국내 HBM 공급망까지 겨냥한 차기작을 선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PLUS 글로벌HBM반도체는 글로벌 D램 시장을 과.하는 메모리 3사(SK하이닉스·마이크론·삼성전자)에 집중한 ETF다.
상장을 앞둔 PLUS 코리아HBM반도체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절반가량 담고, 나머지는 국내 장비주와 기판주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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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BM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국내 공급망까지 투자 범위를 넓히는 셈이다.
반면 KB자산운용은 낸드 시장에 주목했다. 이달 1일 국내 첫 낸드 특화 ETF인 ‘RISE 글로벌AI낸드메모리반도체’를 상장하고 ‘삼전닉스’ 외 샌디스크·키옥시아·마이크론·램리서치 등 메모리 저장 인프라 종목들을 담았다.
인공지능(AI) 발달이 추론·AI 에이전트로 확산되면서 기업용 반도체 저장장치(SSD) 및 낸드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육동휘 KB자산운용 본부장은 “AI 투자의 다음 병목은 저장 영역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HBM과 낸드는 모두 메모리지만 역할은 다르다. HBM이 그래픽처리장치(GPU) 옆에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주고받으며 연산을 뒷받침하는 ‘작업대’라면, 낸드는 방대한 데이터를 보관하는 ‘창고’다. AI가 고도화될수록 연산뿐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불러오는 수요도 함께 커진다는 의미다.
이에 운용사들도 반도체 테마를 벗어나기보다 반도체 안에서 품목단을 쪼개는 전략을 택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ETF가 세분화되면서 상품별 수익률이 편입 기업 주가에 더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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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일 종목 비중이 높은 만큼 분산 효과는 떨어지지만 상승장에서는 특정 기업의 급등을 그대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RISE 글로벌AI낸드메모리반도체는 샌디스크·키옥시아 비중이 약 31%에 달했다. PLUS 글로벌HBM반도체는 마이크론이 약 25%까지 편입돼 있다.
올해 상승 폭은 아직까지 낸드 종목들이 앞섰다. 10일 기준 올해 샌디스크와 키옥시아가 각각 613%, 412% 상승한 반면 마이크론은 242% 올랐다. 7월 조정 이후 최근 한 달 새에도 샌디스크가 33.2% 반등할 때 마이크론은 12.5% 오르는 데 그쳤다.
다만 낸드 종목들은 변동성 부담도 있다. HBM은 공급이 빠듯해 가격 협상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낸드는 공급 확대에 따라 가격이 꺾일 경우 고정비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샌디스크와 키옥시아의 대규모 공동 투자는 낸드 호황 장기화 신호”라고 해석하면서도 “다만 가격이 꺾이면 고정비 부담이 커지는 양날의 검”이라고 짚었다.
미국 증시에서도 메모리 ETF 세분화 전략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SK하이닉스 비중을 40% 넘게 가져가며 HBM에 집중한 ‘커브 메모리 셀렉트’(KMEM)가 출시됐고, ‘테마 메모리 ETF’(DISK)는 키옥시아·샌디스크를 각각 15% 안팎 담아 낸드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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