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이 지난 5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데뷔 10주년 단독 콘서트에서 이동차에 올라 객석에 바짝 다가가서 ‘아임 히어로’(2022)를 부르고 있다. 지난 4~6일 사흘간 열린 이번 공연에는 모두 9만5000여 관객이 다녀갔다. /물고기뮤직
“10년 전처럼, 다시 데뷔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감격스러운 표정의 임영웅(35)이 노래 ‘미워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2016년 그의 데뷔곡이다. 3만여 관객은 환호성과 함께 영웅시대(임영웅의 팬덤명) 상징색인 하늘색 응원봉 불빛으로 객석을 메웠다. 지난 4~6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사흘간 열린 단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2’가 둘째 날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이번 공연은 임영웅의 데뷔 10주년과 2024년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이은 두 번째 스타디움급(3만~5만명 규모) 공연장 입성을 함께 기념한 자리였다. 그는 데뷔 후 긴 무명 생활 끝에 2020년 TV조선 트로트 경연 ‘내일은 미스터트롯’ 우승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대중(성인)가요로 출발한 국내 30대 솔로 가수 중 이런 대형 공연이 가능한 이는 임영웅뿐이다.
임영웅의 공연은 ‘삼대가 함께 즐기는’ 폭넓은 연령대로 유명하다. 5일 공연장도 가족 단위로 파란색 영웅시대 티셔츠를 맞춰 입거나 “삼대가 왔다”는 손 피켓이 곳곳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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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간 9만5000명이 몰렸고, 인근 식당과 카페도 임영웅 사진과 응원 문구를 걸었다.
이날 선곡에선 지난 10년간 임영웅의 폭넓은 음악 변신이 두드러졌다. 감미로우면서도 안정적인 창법으로 트로트 발라드 팬층을 넓혀온 그는 5일 오후 6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29곡을 쏟아냈다. ‘사랑은 늘 도망가’ ‘모래 알갱이’ ‘순간을 영원처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등 가창력이 돋보이는 발라드가 중심을 잡았고, ‘계단 말고 엘리베이터’ ‘홈’ ‘보금자리’ 등 흥겨운 트로트 댄스곡이 임영웅의 성공 신화가 시작된 뿌리가 트로트임을 상기시켰다.
8일 발매되는 ‘아임 히어로 10’(IM HERO 10)의 10곡을 미리 선보인 무대에선 최근 그의 음악이 트로트를 넘어 ‘한국형 어덜트 컨템포러리’로 통칭되는 이유가 여실히 드러났다. 라틴풍 댄스곡 ‘바일라’(Baila),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영감을 얻은 ‘뉴욕’, 임영웅의 모교 경복대 학생 합창단 35명과 함께한 ‘부디 행복해질 것’ 등 다채로운 장르가 이어졌다. 임영웅은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한 타이틀곡 ‘또또’에 대해 “스페인어 어미가 ‘~또’(to)로 끝나는 게 재밌어 붙인 제목이다. 반려견 ‘시월이’도 스페인어(옥토브레)로 가사에 등장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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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이세’에선 용포를 입고 사물놀이 반주에 맞춰 판소리 같은 창법을 선보여 환호를 받았다.
그는 이날 활동 10년 차의 고민도 털어놨다. “제가 말하듯, 이야기하듯 불러서 좋다고 하시는 게 처음엔 좋았는데 .。 고민이 됐다. 모든 노래에 의미를 담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다 “굳이 내가 이야기를 만들지 않아도 곡마다 이미 누군가의 이야기일 수 있겠다 싶었다”며 “제 목소리를 빌려 한 곡 한 곡 들려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대표곡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원곡 김광석)와 ‘온기’를 불렀다. 노래의 감정선에 푹 빠진 임영웅이 눈시울을 붉히자 일부 관객도 눈물을 훔쳤다.
예매처 놀(NOL) 티켓에 따르면 이번 공연 예매자 연령대는 10대 1.8%, 20대 16%, 30대 30.4%, 40대 21.7%, 50대 15.8%였다. 화려한 연출은 ‘중장년층 팬이 많은 콘서트는 낡고 촌스럽다’는 편견을 일거에 날려버렸다. ‘히어로’(Hero), ‘보금자리’ 때는 임영웅이 이동차를 타고 객석 가까이 다가갔고, ‘인생찬가’에선 객석에 물대포가 터지며 ‘워터밤’을 방불케 했다. 상공을 수놓은 1000대 드론 쇼도 감탄을 자아냈다. “제 공연에는 게스트가 없다. 초대할 수 있다면 딱 한 팀, 바로 여러분”이라는 그의 말처럼 공연 내내 관객 떼창이 끊이지 않았다.
, ‘인생찬가’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