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국제교회 교인들이 2023년 5월 경북 칠곡 왜관산업단지관리공단 내 공원에서 스리랑카 교인 자녀의 생일을 맞아 파티를 하고 있다. 구미국제교회 제공
“4년 넘게 살면서 먼저 인사를 건네준 한국인은 목사님이 처음이었어요. 제 휴대전화에 저장된 유일한 한국인 친구입니다.”
권주은 구미국제교회 목사는 수년 전 중국인 여성 노동자 A씨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불법체류 단속으로 추방 위기에 처했을 때 그가 손을 내밀며 전한 고백이었다. 권 목사는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2026 국민미션포럼’ 사례 발표에서 이 사연을 소개하며 “환대는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를 넘어 친구처럼 편하게 다가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2026 국민미션포럼’ 사례 발표를 하는 권주은 구미국제교회 목사. 신석현 포토그래퍼
3부 사례 발표에서는 권 목사를 비롯한 사역자들이 이주민과 다음세대에 단순 지원을 넘어 기성세대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곁을 내어주는 ‘환대 사역’으로 목회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이주민의 친구가 되어준 구미국제교회의 환대는 삶 깊숙한 곳까지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합동 산후조리’다. 첫아이 출산을 앞둔 중국인 성도 부부가 타국에서 도움받을 곳이 없어 막막해하자 권 목사의 아내 박정림 목사가 선뜻 집 문을 열었다
파칭코
. 당시 박 목사도 출산을 앞둔 만삭이었다. 박 목사는 퇴원한 중국인 산모와 신생아를 집으로 데려와 돌봤고 그날 밤 자신도 진통이 시작돼 하루 뒤 아이를 낳았다. 이후 한 집에서 두 산모와 두 신생아가 함께 산후조리를 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샤워나 화장실 사용 같은 불편이 있었지만 함께 밥을 먹고 육아를 나눈 시간은 낯섦을 가족애로 바꿔놓았다. 따뜻한 환대를 받은 중국인 부부는 훗날 출산한 스리랑카 이주민 부부를 집으로 초대해 산후조리를 도왔고, 스리랑카 부부 역시 또 다른 이주민을 돌봤다. 곁을 내어준 환대가 또 다른 환대를 낳는 릴레이가 이어진 것이다.
권 목사는 “환대에는 받은 사람이 또 다른 이를 환대하게 하는 거룩한 전염성이 있다”며 “이주민을 대접해야 할 영원한 손님으로 두지 말고 교회의 식탁과 의사결정, 리더십을 함께 나누는 주체이자 동료로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이제 ‘어서 오세요’를 넘어 ‘여기에 당신의 자리가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2026 국민미션포럼’ 사례 발표를 하는 백성훈 예향교회 목사. 신석현 포토그래퍼
체리게임
경기도 양주의 백성훈 예향교회 목사는 다음세대에 공간을 내어준 환대 사역을 소개했다. 1999년 지역의 기도원 단칸방에서 출발해 다섯 차례 예배처소를 옮긴 교회는 ‘꿈이 있는 교회, 꿈대로 되는 교회’라는 슬로건 아래 기성세대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다음세대에 자리를 내어주는 목회를 이어왔다.
교육전도사 시절부터 백 목사를 사로잡은 질문은 ‘왜 교회는 가정처럼 하지 못할까’였다. 가정에서는 아이가 늘 최우선인데 교회에선 다음세대가 뒤로 밀리는 현실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후 백 목사는 ‘어른과 아이는 똑같이 중요하며 아이들에게도 어른만큼 과감히 재정을 쓴다’는 원칙을 세웠다.
중고등학생들이 경기도 양주 예향교회 꿈마루 비전센터 다목적 체육관에서 농구하는 모습. 국민일보DB
10년 준비 끝에 지난 4월 완공한 약 2580㎡(780평) 규모의 비전센터 ‘꿈마루’는 이 철학이 집약된 공간이다. 백 목사는 “전 교인 투표로 이름 붙인 이곳은 카페와 도서관, 체육관, 옥상 풋살장과 글램핑장까지 건물 전체가 다음세대를 위한 전용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교회가 문턱을 낮추고 공간을 개방하자 교회 축제는 지역 대표 행사로 자리 잡았고 본당도 인근 중·고교 행사 장소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은퇴를 1년여 앞둔 백 목사는 “다음세대는 한국교회의 존재 이유”라며 “예향교회의 방식이 정답은 아닐지라도 다음세대를 향한 관심과 과감한 투자만은 한국교회에 일반화돼야 한다”고 했다.
롯한 사역자들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