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의 에튀드를 공부하면서 곡마다 하이쿠(일본의 짧은 정형시)를 썼어요. 그걸 나중에 다시 읽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틀에서 벗어나 상황과 영감에 따라 자유롭게 연주합니다.”
피아노와 영문학 공부를 병행하는 19세 피아니스트 김세현다운 대답이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 스튜디오에서 열린 데뷔 앨범 ‘쇼팽, 포레’(워너클래식)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남다른 준비 과정을 공개했다. 이날 국내에서 선공개된 앨범은 9월 4일 전 세계에 동시 발매된다.
김세현은 지난해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에서 만장일치 우승과 함께 청중상, 평론가상, 파리 특별상까지 석권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신예 피아니스트로 떠올랐다. 그는 “연주자라면 누구나 음반을 내는 꿈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 나이에 실현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데뷔 앨범에 어떤 작곡가의 곡을 넣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쇼팽을 먼저 떠올린 뒤 쇼팽의 영향을 많이 받은 포레를 추가했다. 롱티보 콩쿠르에서 포레의 곡을 연주하며 그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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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이번에 앨범을 녹음하면서 피아노라는 악기 자체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피아니스트로서 연주뿐 아니라 음향과 편집까지 고민할 지。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데뷔 음반에는 쇼팽의 ‘12개의 연습곡 Op.25’ ‘녹턴 Op.27-2’와 포레의 ‘꿈을 꾼 후에’ ‘뱃노래 제1번’ ‘왈츠 카프리스 제1번’ ‘즉흥곡 제2번’, 그리고 샤를 트레네의 ‘4월의 파리’(바이센베르크 편곡)가 수록됐다. 김세현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파리에 바치는 음악적 헌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리는 제가 2023년 미국 클리블랜드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나서 첫 유럽 연주를 했던 곳입니다. 그러고 나서 두 번째로 방문한 지난해 롱티보 콩쿠르에서 우승했어요. 그 이후 유럽 전승 기념일 80주년 평화음악회와 프랑스 혁명 기념일 음악회 등에 초청받는 등 10번 정도 파리에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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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송 ‘4월의 파리’는 제가 평소에 너무나 좋아하는 곡이라서 이번 앨범에 꼭 넣고 싶었어요.”
그는 9월 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와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는 음반 발매 기념 공연에선 쇼팽의 ‘12개의 연습곡 Op.25’ ‘뱃노래 제1번’과 함께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8번 G장조 D.894를 선보인다. 그는 “슈베르트와 쇼팽의 조합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대비가 분명하다. 사실 뭔가 거창한 생각이 있었다기보다는 마음이 가는 대로 결정한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이번 리사이틀에서 슈베르트를 연주하듯 앞으로 오스트리아와 독일 작곡가들의 곡을 깊이 탐구해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의 피아노 연주 석사과정과 하버드대 영문과 학사과정을 함께 밟는 5년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이수 중이다. 피아노와 문학을 함께 공부하는 것에 대해 그는 “클래식 음악 가운데 문학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작품이 많다. 음악과 문학 모두 스토리텔링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지금 어떤 문학을 접했다고 해서 그것이 연주에 바로 드러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10~20년 뒤 더 소화되고 흡수됐을 때 천천히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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