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세법개정안과 청년 주거 관련 정책을 잇따라 철회하면서 ‘갈지(之)’자 행보를 보인다. ‘욕조 딸린 고시원’이나 ‘비거주 1주택자 과세’ 등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슬그머니 철회하거나 뒤늦게 손질에 나선다. 설익은 정책을 막 던지듯 내놓는다. 마치 정책과 여론의 역풍이라는 함수를 테스트하는 실험장 같다. 오만함인지, 무능함인지 분간이 어렵다. 24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0.5%로 나타나 40% 붕괴도 간당간당한 지경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정 운영을 심각하게 되돌아 볼 때다.
지난 23일 당정청은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세법 개정안을 재검토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싸늘한 민심에 초안을 철회하기로 한 발 물러섰다. 논란이 큰 비거주 1주택자의 거주 인정 범위를 대폭 넓히고, 양도세 장기특별공제 개편에서도 보유 기간 공제 폐지 시기를 늦추거나 비거주 인정 기간을 확대하는 등 방안에도 의견 접근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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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 공동명의 2주택’ 논란도 재검토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지난 3일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지 20일 만에 정책을 수정하는 것 자체가 시장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뒤흔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잇따른 부동산 정책 실패는 시장과 국민에 대한 이해도, 고심도 없는 정부의 현주소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청년 주거정책도 오락가락하기는 매한가지다.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촉발한 ‘폐버스 청년 주택’ 논란이 식기도 전에 국토교통부는 고시원 방에 욕조를 설치하는 행정 예고안을 내놨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청년 세대에서는 즉각 반발이 일었다. 침대와 욕조 하나 덩그러니 있는 좁은 고시원 방을 비추며 정부 정책을 조롱하는 AI 숏폼이 유튜브에 떠돌았다. 국토부는 결국 재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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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 철회한 것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정책을 승인한 장관은 한심하다.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한 무지인지, ‘내 알 바 아니라’는 미필적 고의인지 따져 묻기조차 부끄럽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경찰의 실종사건 허위 종결은 보완수사권 폐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다. 그러나 단순한 사건조차 묻어버리는 경찰의 경악스러운 행태를 보면 국민 피해가 불 보듯 뻔한 많은 사건이 부실·허위 종결 또는 암장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커진다. 국정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 비판만 받은 청년 주거, 보완수사권 폐지, 연임 개헌 논란,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대법원장과의 갈등,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조기 종료와 안보 불안감 등 셀 수 없이 많다. ‘일 잘하는’ 대통령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부합하도록 깊은 고민과 전문가적 역량의 흔적이 묻어나는 정책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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