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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국민의힘 장동혁 체제 진단
정치적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자기 생각대로 현실을 바꿀 물리적 힘이 있거나, 현실에 맞춰 자기 생각을 바꾸는 유연함이 있어야 한다. 독재가 불가능한 시대이니 선거에서 이기는 수밖에 없다. 세계 최고 제조 강국이던 미국이 제조 역량을 잃고 패권이 흔들리듯, 한국 정치 주류 보수도 이기는 능력을 잃고 비주류로 전락했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2017년 박근혜 탄핵 때까지 한국 정치 기본 지형은 ‘민주자유당 대 반(反)민주자유당’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당’ ‘새누리당 대 반새누리당’이다. 반면 민주당은 1997년 ‘DJP 연합’,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2012년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와 같이 연합 혹은 단일화 없이는 맞설 수 없었다. 지금은 민주당 대 반민주당 시대다.
히말라야가 무너지면 에베레스트의 아우라도 사라진다. 보수의 페르소나 박근혜가 몰락하자 보수의 아우라도 사라졌다. 보수의 시대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한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지배했던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스마트폰 시대의 새로운 강자인 애플과 삼성으로부터 패권을 다시 찾아올 가능성과 비슷할 것이다. 그들은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고 혁신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순간에 몰락했다. 보수도 변화를 이끌던 시대가 있었다. 지금은 이끌기는커녕 뒤쫓지도 못한다.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둔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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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체제’는 180석이 넘는 압도적 야당과 대통령의 대치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비토크라시’(윤석열 정부)와, 압도적 여당과 대통령이 ‘뭐든지 할 수 있는’ ‘다수의 독재’(이재명 정부)를 상상하지 못했다. ‘비토크라시’든 ‘다수의 독재’든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진 민주주의 위기는 견제할 최소 의석도 확보할 역량이 없는 보수의 무능 탓이다.
2012년 총선·대선 승리가 보수의 마지막 불꽃이었다. 그 이후 박근혜와 윤석열은 자신들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선거 연합’ 해체로 몰락을 자초했다. 더 큰 위기는 박근혜·윤석열 정부에서 ‘능력은 있다’는 보수 신화가 깨진 것이다. 요즘 흔들리고 있다지만 경제는 물론 외교·안보도 민주당이 더 낫다는 인식은 여전히 견고하다. 보수의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신뢰가 깨진 건 치명적이다.
국민의힘은 두 전략 노선이 충돌하고 있다. ①중도 외연 확장 대 자유 우파 결집 ②민심 대 당심 ③레거시 미디어 대 극우 유튜버 ④오세훈 대 장동혁. 장동혁 대표는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지난 1년, 저는 무엇보다 당원의 주권 강화에 힘을 쏟았다. 당원 없는 정당은 존재할 수 없고 당원의 힘이 곧 정당의 힘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이렇게 말했어야 한다. “집권할 수 없는 정당은 존재할 수 없고, 국민의 힘이 곧 국민의힘이라고 믿는다.” 장동혁 체제의 치명적 약.은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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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당은 이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당 대표는 증명하는 자리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증명에 실패했다.
기업이 경쟁력을 잃은 경우는 대체로 두 가지다. ①시장 지배력이 있는 사업에서 혁신을 게을리하는 경우 ②시장 지배력이 약한 사업에서 무리하게 욕심을 내는 경우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보수는 경쟁력이 있는 ‘국정 능력’에서 혁신을 하지 않고, 민주당이 강한 광장·유튜브·당원주권주의 같은 어설픈 ‘운동권 흉내’와 ‘민주당 따라하기’로 자멸했다.
전에는 민주당이 추상적 이념에 사로잡혔는데 지금은 국민의힘이 더 그렇다. 전에는 보수가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는’ 정당이라면 민주당은 ‘대한민국과 싸우는’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비상계엄 옹호와 부정선거 주장으로 보수가 대한민국과 싸우고 있다.
지난 30년간 보수와 진보는 경제 정책과 안보 정책을 놓고 큰 논쟁이 있었다. 보수는 ‘더 큰 대한민국’(성장), 진보는 ‘더 따뜻한 대한민국’(분배)을 앞세웠다. 진보는 “평화가 경제”라고 주장했고, 보수는 “경제가 평화”라고 맞받았다. 진보는 (북한에 대해) 순진했고, 보수는 (약자를 돌보는 데) 게을렀다. 박근혜·윤석열 정부를 거친 후에는 민주당이 국정 이슈 대부분을 주도하고 있다.
2010년 『진보집권플랜』이 나왔다. 이 책은 ‘친노’와 ‘반노’의 극심한 대립과 분열로 2006년 지방선거·2007년 대선·2008년 총선을 참패한 진보 진영이 2012년 혹은 2017년 집권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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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의 반격을 알린 시발。이다.
지금은 ‘보수집권플랜’이 나와야 할 시。이다. 어쩌다가 보수가 비주류로 전락했는지, 보수는 왜 분열했는지, 선거에서 왜 이기지 못하는지, 국민 마음을 얻기 위해 어떤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지, 2028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가 담겨야 한다. 지금 보수는 ①국정 비전 제시 ②이기는 전략 ③보수 통합이 절실하다.
장동혁 대표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 실패로부터 배워야 한다. 당권 재장악을 노린 ‘당원 중심 정당’은 (승리가 절박한) 당원들이 승인하지 않는다. 전당대회를 언제 치르든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 승리를 위한 ‘보수집권플랜’을 내놓지 못하면 장동혁 대표의 운명은 정해진 것이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보수 정당에선 자유주의 세력과 보수 세력이 ‘개혁’과 ‘보수’로 충돌하면서 만들어낸 다양성이 당을 강하게 만들었고 승리를 가져다주었다. 정체성이냐 외연 확대냐의 치열한 논쟁은 당의 건강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그러나 박근혜·윤석열 정권을 거치면서 다른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고 한목소리로 충성을 보이라고 몰아붙인 순간 보수는 몰락했다.
최전선인 서울을 지키고 있는 오세훈, 새로운 정치·경제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경기 남부의 이준석, 민주당 공세를 방어해야 하는 부산의 한동훈이 실종된 ‘개혁’의 목소리를 살려낼 수 있을까. 장동혁 대표는 승리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당심에서 민심으로 회군할 수 있을까.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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