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달성군의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 소방당국이 진압에 나서고 있다. 대구소방제공
연일 이어진 폭염과 부족한 강수로 대구·경북 산림이 바짝 마르면서 한여름 산불에 대한 경계가 커지고 있다. 실제 이달 초 대구 달성과 경북 영천에서는 야산에 불이 나거나 공장 화재가 산으로 번지는 사례가 발생했다.
26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올여름 전국적으로 높은 기온과 적은 강수량이 이어지면서 토양과 산림 바닥에 쌓인 낙엽의 수분함량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6.8도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1.2도 높았고 강수량은 220.0㎜로 약 27% 적었다. 이달 들어 건조한 상황은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15일까지 전국 평균기온은 27.9도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1.6도 높았고 상대습도는 72.4%로 7.4%포인트 낮았다. 같은 기간 강수량은 17.3㎜로 최근 10년 평균의 약 7% 수준에 그쳤다. 전국 산불은 7월 7건, 8월 들어 15일까지 14건 발생했다.
대구·경북에서도 폭염이 절정에 달했던 이달 초 불이 잇따랐다.
지난 3일 오후 5시 18분께 대구 달성군 하빈면 야산에서 불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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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당국은 인력과 장비, 진화 헬기 등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당시 대구는 40도 안팎의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던 시기였다.
같은 날 경북 영천에서는 공장 화재가 실제 산불로 번졌다. 오후 3시 45분께 영천시 청통면 한 공장 창고에서 난 불이 오후 4시 42분께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었다. 산림·소방당국은 산불 진화 헬기 3대와 차량 32대, 인력 83명을 투입했고 산으로 번진 불길은 오후 5시 50분께 완전히 잡혔다. 산불 진화에는 68분이 걸렸다. 공장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주에서도 같은 날 화재 신고가 있었다. 오후 5시 18분께 경주시 안강읍에서 야산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인력 20여 명과 소방차 9대가 투입됐고 오후 5시 41분께 진화됐다. 다만 산림당국은 현장 확인 결과 산이 아닌 들판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종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화재는 산불 사례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여름철 산불 위험을 높이는 산림의 건조화도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기상청 11개 농업기상관측 지。의 지중 10㎝ 토양수분을 분석한 결과 7월 중순 이후 토양수분은 2019~2025년 평균을 지속적으로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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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중순에는 평균보다 약 12~14%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산림 바닥에 쌓인 낙엽도 말랐다. 전국기상관측 자료의 기온과 상대습도, 강수량을 토대로 낙엽 수분함량을 추정한 결과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이어진 고온과 강수 부족으로 낮은 수분 상태가 지속됐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데다 상대습도까지 떨어지면서 낙엽의 수분 회복도 제한됐다.
토양과 낙엽의 수분이 동시에 줄어들면 산림 바닥의 연료가 쉽게 마르면서 작은 불씨에도 불이 붙거나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산림과학원의 설명이다.
특히 산림 면적이 넓은 경북에서는 봄철뿐 아니라 폭염과 가뭄이 장기간 이어지는 여름철에도 산불에 대한 지속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단순히 기온과 강수량만 살피는 데서 벗어나 토양수분과 낙엽 등 산림연료의 수분 상태를 정밀하게 관찰하고 연료 저감형 숲가꾸기와 산불방지 임도 개설, 진화 공간 확보 등 예방 중심의 산림연료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원명수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장은 "우리나라도 토양과 낙엽에서 수분 감소 신호가 지속해서 확인되고 있는 만큼, 기상과 산림연료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계절 변화에 맞춘 예방 중심의 산불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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