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중북부와 중국 티베트자치구 접경지대에서 벌어진 홍수와 산사태에 시민들이 도망가는 모습. [X]
네팔 중북부와 중국 시짱자치구 접경지대에서 벌어진 홍수 및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270명, 실종자가 13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수색 작업이 진행되며 희생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참사 원인을 빙하 붕괴로 지목하며 2차 사고의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27일 네팔 당국은 바그마티주 일대 사망자가 270명, 실종자가 823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국영방송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짱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의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3명, 실종자는 558명으로 늘었다.
아비 나라얀 카플레 네팔 경찰 대변인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수색을 재개했고 더 많은 시신이 수습될 것으로 예상돼 사망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네팔 정부는 군경 5000명 이상을 투입해 구조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네팔 홍수에 도심이 물에 잠기는 모습. [X]
실종자의 상당수가 외국인으로 드러나면서 세계 각국은 자국민 구호에 나서고 있다.
네팔 당국에 따르면 외국인 실종자는 600여 명으로 인도인이 177명으로 가장 많았다. 63명은 미국, 34명은 호주, 33명은 영국, 25명은 캐나다 출신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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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에 따르면 이 지역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두산에너빌리티, 한국남동발전 소속 한국인 9명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중국 국경 내 티베트 지역 외국인 실종자는 260명으로 파악됐다.
미국 국무부는 현지에 대응단을 파견해 긴급 대피소를 마련하고 50만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는 공군 수송기를 동원해 지원에 나섰고 담요, 의약품 등을 포함한 10t의 구호 물품을 보냈다. 중국은 군경과 헬기를 투입해 구조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외교부 4명·소방청 5명·경찰청 2명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 신속 대응팀을 파견했다. 각국은 피해 지역에 머물던 자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외교 인력을 급파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팔 중북부와 중국 티베트자치구 접경지대에서 벌어진 홍수와 산사태에 시민들이 도망가는 모습. [X]
국제사회 역시 지원에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6일(현지시간) 네팔 중북부 대홍수 피해 지역의 복구를 돕기 위해 인력과 물자를 조직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약품 등 의료 물자를 보냈고, 국제적십자사와 적신월사연맹은 100만스위스프랑의 긴급 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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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희생자가 많은 것은 이 지역이 매년 여름 힌두교·불교 순례객들이 찾는 성지이자 등산객들이 몰리는 유명 관광지이기 때문이다. 피해자 다수는 카일라스산 등 성지 방문에 나선 순례객들, 트레킹 성수기를 맞아 등반에 나선 관광객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대규모 빙하·암석이 강을 일시적으로 막았다가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빙하 댐 붕괴형 홍수’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해당 사건은 빙하 붕괴와 토석류로 인해 발생한 것이고 이것이 하류에 연쇄적인 재앙적 영향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USGS는 지진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추가 분석 결과 빙하 붕괴가 규모 5.2의 지진 신호를 발생시킨 것으로 정정했다.대규모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지진과 같은 충격이 발생했고 이후 빙하와 토석류가 하류 지역으로 휩쓸려 내려가면서 큰 홍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네팔 홍수에 흙더미가 함께 떠내려가는 모습. [X]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의 기후 전문가들도 온난화가 진행 중인 히말라야 지역 빙하에서 발생한 대규모 눈사태가 강을 막았다가 터지면서 급류가 쏟아져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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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인명 피해가 컸던 이유로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V’자 협곡을 지목했다. 협소한 구간으로 한꺼번에 수량이 몰리며 급격한 홍수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도러시 하인리히 영국 레딩대 소속 연구원은 “산악 지형에서는 강이 일부 구간에서 상당히 좁아질 수 있다”며 “(눈사태나 산사태로 강이 막히면) 물이 많이 고이게 되고 (그것이 한꺼번에 터지면) 믿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의 홍수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네팔 누와코트 지역 트리슐리강에서 일어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주택들이 진흙에 뒤덮여 있다. 재해가 발생한 네팔과 인근 중국 르카쩌시 지룽현에서 실종자가 최소 13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빙하 붕괴를 유력한 사고 요인으로 지목하면서도 며칠 내로 다른 정확한 원인들이 드러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피해 지역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캘거리 대의 지질학자 대니얼 슈거 교수는 “최근 발생한 다른 빙하 붕괴 재해보다 규모가 10배는 더 크다”며 “이번 사태의 원인은 다른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추가 홍수 발생 가능성도 경고됐다. 장창궁 ICIMOD 기후·환경위험 담당 책임자는 “네팔과 중국 국경의 강 상류에 여전히 (눈사태로) 막힌 부분이 남아 있어 두 번째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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