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표지석. 한경협 제공
청년 일자리 정책을 단순한 취업자 수 확대에서 벗어나 청년이 일하면서 역량을 키우고 더 나은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는 ‘성장 사다리’ 구축에 맞춰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기업 투자 확대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AI 시대에 맞춘 규제·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청년들이 바라는 청년고용정책 세미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청년 고용률 하락과 ‘쉬었음’ 청년 고착화, 첫 일자리 진입 지연 등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청년(15~29세) 고용률은 2024년 5월부터 2026년 7월까지 27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2030 ‘쉬었음’ 인구는 올해 1~7월 평균 68만명에 달했고, 2026년 5월 기준 대학 졸업 후 미취업 기간이 1년 이상인 청년 비중은 48.6%였다.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청년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투자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며, “기업이 과감히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낡은 규제를 혁파하는 한편, 청년들이 역량을 키우면 그에 맞춰 일자리도 나아질 수 있도록, 성장할 기회와 공정한 대우가 가능한 노동시장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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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연공서열에 의존하는 경직된 임금체계와 획일적 근로시간, 산업현장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육 시스템은 AI 시대의 산업 구조와 더 이상 맞지 않는다”며, “신산업의 확산을 가로막는 규제를 걷어내고, 현장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 체계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도 청년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전환을 주문했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년 고용정책은 청년의 목소리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기업이 투자하고 성장해야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청년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일터도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히 청년 일자리의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변화하는 산업과 노동시장 속에서 청년이 첫 일자리를 얻고 경력을 축적하며 성장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신창훈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청년 정책의 기준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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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어떤 일자리 하나가 아니라, 시작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고, 올라갈 수 있는 일자리”라며, “청년정책은 ‘복지의 언어’만이 아니라 ‘성장의 언어’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이유는 눈이 높아서가 아니라, 성장 기회의 부족, 중견·대기업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사다리에 대한 신뢰가 약하기 때문”이라며 직무·성과 중심 경력 기록과 열린 채용·평가, 재직 중 성장·이동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변재현 미래생각 일자리센터장은 청년고용 문제의 원인을 노동시장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자리의 질적 격차를 외면한 채 ‘대기업만 취업하려 한다’고 청년을 탓해서는 청년 고용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연공서열 중심의 보상체계와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가 청년의 기회와 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기술적으로는 2030년에 90% 이상의 일자리에서 업무 수행의 90% 이상이 자동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본격적으로 AI가 업무에 활용되는 단계에 도달하면 고용 악화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산업 진입규제 완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대학교육·훈련의 유연성·실용성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도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구조적 해법과 AI 시대에 맞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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