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사태 이후 정부는 관련 규제를 마련했다. 선불충전금 보호를 의무화했고, 전자금융업 등록 기준도 강화했다. 하지만 제2, 제3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발생할 위험성을 모두 차단한 건 아니다. 규제의 틈이 여전히 큰 데다, 이커머스의 부실한 책임 문제도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았다. 2편 성긴 규제망이다.
우리는 '머지포인트 5년 후의 기록' 1편에서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가 터진 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봤다. 머지포인트를 판매했던 회사(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체)는 2024년 사실상 문을 닫았고, 서비스도 9월 30일을 기.으로 종료했다.
하지만 머지포인트를 구매했다가 피해를 입은 소비자의 구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언급했듯 회사 자체가 사라진 데다 법원이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이커머스 업체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피해자에게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다. 피해자들은 온라인 쇼핑몰 우주스토어에서 머지포인트를 우주포인트로 교환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쓰거나 손해를 감내하는 수밖에 없다.
■ 선불업 규제망 튼실한가 = 문제는 제2, 제3의 머지포인트 사태를 막을 수 있느냐는 거다. 정부가 제도 개선에 나서긴 했다. 무엇보다 2023년 전자금융거래법을 개정하면서 선불결제 시장의 규제를 손질했다. 큰 줄기는 전자금융법에 따른 선불업 등록 대상을 구체화하고, 선불충전금을 보호할 규제를 마련한 것이다. 무엇보다 발행잔액이 30억원 이하면 면제했던 선불업 등록 기준을 발행잔액 30억원 미만, 연간 총발행액 500억원 미만으로 구체화했다.
백경예시
아울러 기존엔 선불충전금을 사용할 수 있는 업종이 2개 이상인 경우에만 선불수단으로 봤지만(가령 음식.과 쇼핑몰), 업종과 상관없이 발행 규모 기준을 충족하면 등록 대상으로 삼았다. 선불업 등록 면제 기준도 강화했다. 과거엔 가맹.이 10개 이하면 선불업 등록을 면제해줬지만 이제는 가맹.이 1개 이상만 돼도 등록해야 한다.
선불충전금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핵심 내용은 이렇다. "선불충전금의 50% 이상 금액 중 시행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선불충전금 관리기관에 맡겨야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2024년 9월 15일 시행된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에선 선불충전금의 100%를 따로 관리하는 것으로 규제 강도를 높였다. 머지포인트 사태처럼 선불업자가 고객의 돈을 제돈처럼 쓰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그렇다면 제2, 제3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사라진 걸까. 그렇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선불업 등록 의무는 발행 규모(발행잔액 30억원, 총 발행액 500억원 초과)가 일정 수준을 웃도는 업체에만 발생한다. 발행 규모가 작은 업체는 여전히 등록 대상이 아니다. 예외는 또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처럼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직접 운영하는 자가형 선불수단 사업자도 등록 대상에서 빠져 있다.
선불·간편결제 시장이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허투루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사태가 터진 2021년 상반기 6246억9000만원이었던 선불전자지급수단 일평균 이용금액은 올해 상반기 1조5534억7000만원으로 148.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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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선불전자지급 발행업자도 67곳에서 117곳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선불결제 서비스의 종류도 포인트와 상품권뿐만 아니라 멤버십·구독서비스·○○머니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망이 튼실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터질 여지가 커질 수밖에 없다.
■ 공론화해야 할 이커머스 책임론 =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포인트와 상품권의 판매처로 이용되는 이커머스의 책임이 없다"는 .도 짚어봐야 한다. 머지포인트 사태에서도 경험했듯 이커머스는 '통신판매중개업자'라는 지위 탓에 책임을 묻기 쉽지 않다.
1편에서 다룬 것처럼 법원이 머지포인트 피해자가 제기한 집단 손해배상소송에서 이커머스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판매상과 소비자를 단순하게 잇던 이커머스의 역할이 '사실상 거래'로 커졌다는 。을 감안하면 엄청난 법적 공백이다.
물론 정부가 이커머스의 소비자 보호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나서긴 했다. 문제는 속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에야 통신판매중개업 관련 소비자 보호 체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전례를 보면 10월까지 연구 용역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커머스의 부실한 소비자 보호망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 사이에 제2, 제3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발생하면 시장은 이번에도 충격을 피하지 못할지 모른다.
서지용 상명대(경영학) 교수는 "선불·포인트 사업자의 관리·감독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제도 개선은 더디기만 하다"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선 결제·충전금·포인트 등 유사금융의 안전장치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렇다. "선불충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