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를 뽑은 건 완전한 실수였어요.”
민주 유세장 인산인해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카스기술고등학교에서 열린 민주당 유세장 내부에 모인 사람들.
11월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미시간주의 사전투표가 시작된 24일(현지시간). GM 하청 부품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랜(32)은 디트로이트 근교 워런시청 사전투표장에서 오전 8시40분 투표를 마치고 나와 이같이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미시간은 자동차산업 중심의 공업지대로, 관세 인상과 유가 상승 등을 겪은 뒤 이번 선거에선 민주사회진영(DSA)의 지지를 받는 압둘 엘사예드가 민주당 연방상원의원 후보로 선출되는 등 격전지로 평가되고 있다. 하원은 민주당이 무난히 탈환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반면, 상원은 미시간을 비롯한 격전지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미시간의 전형적인 블루칼라 가정에서 자랐고 지금도 공화당원”이라는 랜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뽑았고, 그가 물가를 낮춰주고 그의 생활을 나아지게 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난 2년은 그의 기대와는 전혀 달랐다.
미국 11월 3일 중간선거를 열흘 앞두고 미시간주 사전투표가 시작된 24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근교 워런시청에 위치한 사전투표소에서 브라이언, 태미, 재슬린 가족이 사전투표를 마치고 나온 뒤 세계일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을 바로잡기 위해, 지금은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 미시간주 사전투표가 시작된 24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근교 워런시청에 위치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트러커 브랜던.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가가 특히 제정신이 아니다. 갤런당 5달러(약 7000원)라니, 나는 이번엔 그냥 트럼프 반대편에 투표하기로 했다.” 그는 선거일 전 유일한 휴무일인 이날 처음으로 민주당 엘사예드 후보와 조슬린 벤슨 주지사 후보를 찍었다.
오후 디트로이트 서부 디어본의 디어본커뮤니티센터 사전투표장. 이곳은 무슬림 인구가 많은 미시간주에서도 특히 무슬림 밀집지역이다
오리지날야마토연타예시
. 엘사예드 후보에 투표하고 나왔다는 유권자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사전투표와 선거 독려 운동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물리학 연구원 알 하즈(40)는 “이번 선거는 트럼프에 대한 반발”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정책에 반발하며 선거를 포기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듣는 무슬림 유권자들의 ‘언코미티드’(uncommitted·지지후보 없음) 운동을 후회하는 이가 많으냐는 질문에 “적지 않다고 말하겠다”면서도 “무슬림 유권자들은 단순히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심판을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인 캐나다 국경지대 포트휴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에 나선 이들. 이들이 서 있는 장소는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지원 유세를 하는 곳이다.
레바논 출신인 그는 이란 전쟁 중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레바논 남부에 거주하는 여동생의 집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디트로이트의 카스기술고등학교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석하는 민주당의 엘사예드 후보와 벤슨 후보 유세에는 수천명이 몰려들었다. 2000명 수용 규모의 유세장엔 진작 사람이 가득 차서 수백명이 유세장 옆에 마련된 별도의 대강당에서 스크린으로 유세를 지켜봐야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유세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폭주를 막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캐나다와의 국경지대인 이곳에서 “관세가 재정적자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지불하는 가격을 높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슬림인 엘사예드 후보가 겪는 차별을 자신이 겪었던 인종 차별에 비유하기도 했다.
‘엘사예드를 지지하는 유대인들’ 티셔츠를 입은 고교 교사 데이비드는 “민주당 유대인들도 엘사예드를 지지하고 함께 트럼프에 맞선다는 。을 보여주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포트휴런에서 강 건너로 캐나다 공업지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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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만들어진 자동차 부품 등은 몇 분 거리의 다리를 통해 미국으로 건너와 조립되며, 미시간의 공업과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공업은 긴밀히 연결돼 있다.
◆“우리의 친구 캐나다를 적으로 만들었다”
“캐나다는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강력한 동맹이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사실상 전쟁을 벌이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인 미시간주 포트휴런 주민인 60대 팀 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포트휴런을 찾기 정확히 27시간 전인 이날 정오부터 유세 장소인 맥모런플레이스아레나 앞에 자리를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디트로이트를 찾은 바로 다음 날 디트로이트에서 약 한 시간 거리인 포트휴런에서 연설한다. 트럼프 대통령 얼굴이 띄워져 있는 전광판 아래 자리를 잡은 그는 ‘트럼프는 멍청이야. 우리는 캐나다를 사랑한다’고 쓰인 피켓을 들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캐스기술고등학교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입장하기 위해 지지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캐스기술고등학교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입장하기 위해 지지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포트휴런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사니아와 세인트클레어강을 사이에 둔 곳이다. 강폭이 300~800m에 불과해 일부 지역에서는 마치 강 건너 캐나다의 건물과 공장지대가 서울의 한강 남쪽에서 북쪽을 보듯 뚜렷하게 보인다. 사람들은 옆 동네를 드나들 듯 국경을 오가고, 캐나다에서 생산된 부품이 트럭에 실려 다리를 건너와 미국에서 조립되곤 했다. 이곳 많은 사람의 삶이 캐나다와 긴밀히 연결돼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고율 관세 전쟁을 벌이면서 양국 관계는 크게 악화했다. 리는 “시간이 나면 1인 시위를 나가고 있는데, 최근 국경 근처에서 대형 트럭 운전사들이 길에서 우리를 향해 경적을 울리며 지지를 표시하는 것을 보고 아, 사람들이 변했구나 하고 느꼈다”고 말했다.
30분 뒤 같은 자리 시위에 합류한 스콧은 미국과 캐나다의 이중국적자다. 강 건너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친구와 가족을 두고 드나들며 지내는 그는 “트럼프는 푸틴, 김정은 같은 독재자들과는 친하게 지내면서 정작 우리의 동맹국이자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는 등을 돌리고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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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민주주의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존재”라고 울분을 토했다.
밖에선 공화 지지자 집회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카스기술고등학교에서 열린 민주당 유세장에 찾아와 ‘맞불 집회’를 벌이고 있는 공화당 지지자들.
◆“전쟁 싫지만 민주당은 더 싫다”
하지만 외곽 지역으로 갈수록 공화당, 정확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건재했다. 메리스빌시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톰(60)과 켈리(59) 부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결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석유 영업사원인 톰은 이날 만난 여러 사람들처럼 유가 상승으로 인한 고충에 동의했지만, “그건 전 세계적인 문제다. 무언가를 바꾸려고 할 때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켈리 역시 “트럼프가 이민 정책에 과격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불법이 판치고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이 피해를 보는 일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투표소에서 만난 데보라(82)는 “22살 이후로 늘, 60년간 공화당 후보에 투표해왔다”며 “낙태를 당연하게 여기고,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지 않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기기술자인 제르마이어(45)는 “이란 전쟁으로 실망한 게 사실이고, 이스라엘이 하는 일에 도무지 동의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의, 특히 엘사예드의 사회정책에는 도저히 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에도 공화당 후보들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워런시청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트러커 브랜던(43)은 “솔직히 바이든 당시에 유가가 더 높지 않았나”라며 “사실 무슬림이 미시간의 상원의원이 되는 것 역시 내키지 않는다. 언제부터 미시간을 무슬림이 장악한 건가”라고 반감을 나타냈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일부 유대인 민주당원들이 엘사예드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민주당의 미시간 석권의 변수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유대인 유권자들이 엘사예드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다. 엘사예드 후보와 오바마 전 대통령 유세장에서 만난 모린(63)은 “한 유대인 친구는 다른 모든 민주당 후보를 뽑으면서도 상원의원만큼은 투표를 포기한다고 한다. 우리 모두의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