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민족 최대인 명질인 설날을 맞아 고향길에 오른 설밑 1월 21일. 충북 진천에 새로 문을 연 진천선수촌 실내테니스코트에는 윤용일(삼성증권) 감독이 이끄는 테니스 남자국가대표팀이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1그룹 1회전 대만과의 경기를 대비해 설날도 잊은 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대한테니스협회는 1993년 마지막 선발전 시행 이후 18년만에 국가대표선발전을 다시 부활시켜 8명의 국가대표 선수군을 선발했다. 

 

남자대표팀은 윤용일 감독을 사령탑으로 송형근(IJT아카데미) 코치가 보좌하며 임용규(한솔오크밸리), 김영준(고양시청), 서용범(부천시청), 조민혁(국군체육부대), 김성관(국군체육부대), 설재민(KDB산업은행 예정), 정석영(건국대 예정)이 선발되었고 김태환(이형택아카데미)트레이너가 선수들의 몸관리를 맡는다.

 

윤용일 감독은 지난 18일 남자대표팀을 진천선수촌으로 소집해 19일부터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서 31일까지 2주간의 입촌훈련 후 데이비스컵 경기가 열리는 김천국제실내테니스장으로 이동해 적응 훈련을 할 예정이다.

 

임용규와 정석영은 22일부터 열리는 화와이 호눌룰루챌린저(총상금 5만달러)에 출전해 데이비스컵 대회장인 김천에서 합류할 예정이며, 김성관은 지난 연말 군입대로 현재 신병훈련소에 입소하여 이번 소집훈련에서 빠졌다.

 

이로써 테니스 국가대표팀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대비 태릉선수촌 소집훈련 이후 18년만에 다시 지난해 10월 충북 진천에 한국 스포츠 새로운 요람으로 둥지를 튼 진천선수촌에 입촌했다.

 

테니스 종목의 특성상 개인종목이고 연중 세계 곳곳에서 대회가 열려 개인별 국내외투어를 다니기에 선수들을 한자리에 모아 입촌 훈련이 쉽지는 않았고, 더욱이 태릉선수촌의 테니스코트마저 없어져 그동안 선수촌 입촌 훈련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윤용일 대표팀 감독에게는 태릉선수촌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윤 감독은 선수시절 1993년 마지막으로 시행되었던 선발전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훈련으로 태릉에 입촌한 마지막 선수이다. 이제는 국가대표팀 감독이 되어 선수단을 이끌고 18년만에 진천선수촌에 입촌하게 되었다.

 

윤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처음 태릉에 입촌할 때 설레고 긴장을 많이 했었다. 당시 종목별로 경쟁이 치열했던 불암산 크로스컨트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선수촌 입촌 전체 선수들이 매주 한번 모두 모여 불암산 크로스컨트리를 했는데 종목별로 순위를 매기기에 선수들이 자존심 때문에 정말 목숨 걸고 했다. 특히 당시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 메달박스였던 복싱, 유도, 레슬링 등 투기종목 선수들이 잘 뛰었고 경쟁이 치열했다."

 

또 "그중에 복싱은 전체 1위를 하지 못하면 휴가를 못 나가기에 더더욱 치열했다. 테니스대표팀이 가끔 들어가면 다크호스로 견제 아닌 견제도 많이 받았다. 나는 거의 10위권에 들어갔고 당시 임지헌(고양시청) 감독도 잘 뛰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는 무척 힘들었지만 선수들에게 근성을 키워주고 자극을 주는 부분은 굉장히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오전 훈련을 마친 윤 감독은 "여기도 무이산 정상까지 크로스컨트리코스가 있다. 지금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는데 오후에 선수들과 해 볼 계획이다"라고 했지만 점심시간에 코스답사를 갔다 돌아온 김태환 트레이너의 흙발을 보더니 못내 아쉬워했다.   

 

진천선수촌 입촌을 결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국제대회를 할 수 있을 만큼 시설이 굉장히 좋다. 실외테니스코트가 하드코트 6면, 클레이 앙투카코트 4면이 있고 실내코트가 4면이 있으며 실내코트는 난방까지 된다. 선수촌은 국가대표를 위한 시설이고 대표팀을 위해 이렇게 좋은 시설을 지어준 것이니 우리가 활용을 해야 되고 우리가 주인이라 생각하기에 입촌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데이비스컵 대만전 대비에 대해서는 "우리가 대만에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현실이다. 에이스인 루엔순의 출전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루엔순을 빼더라도 양충화, 첸티, 복식전문인 이추후안이 있어 만만치 않은 전력이다. 국가대항전이고 우리가 홈코트의 유리한 점이 있으니 여러 상황들을 최대한 고려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준비 하겠다"고 전했다.  

 

대만전 대표팀 엔트리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여기 있는 선수들의 몸상태는 좋다. 부상에서 회복하고 호놀룰루챌린저에 출전하고 있는 임용규와 정석영의 상태도 점검해 봐야한다. 변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만전 승리를 위해 상황에 따른 최상의 조합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팀 맏형으로 처음 선수촌에 입촌한 김영준(고양시청)은 "선수촌에 들어오기 전에 긴장도 좀 됐다. 시설이며 식단이며 운동하기엔 딱 좋은데 주위가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고 숙소에 TV도 없고 컴퓨터도 없어 좀 심심하다. 몸은 부산에서 동계훈련하면서 꾸준히 만들어 컨디션은 좋다. 한동안 경기를 하지 않아 실전경험이 좀 떨어지는데 최대한 노력해 최상의 상태를 만들려고 노력중이다. 선수들이 좀 바뀌었지만 팀에서 가장 선배인 만큼 감독님이 이끄는 대로 충실히 따라 좋은 결과를 얻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테니스남자대표팀은 31일까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하고 2월 1일부터는 대회가 열리는 김천국제실내테니스장으로 장소를 옮겨 적응 훈련을 할 예정이며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1그룹 1회전 대만과의 경기는 2월 10일부터 12일까지 김천종합스포츠타운 김천국제실내테니스장에서 열린다.

 

지난해 10월 27일 준공식을 한 태극전사들의 새로운 보금자리 진천선수촌은 2009년 2월부터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회죽리 일원 85만6천253㎡ 부지에 총 1천840억원을 투입해 1단계 사업을 마치고 실내훈련시설로 수영센터와 다목적체육관(농구, 배구 등), 실내사격장, 실내 테니스장, 조정훈련장 등의 시설이 들어섰고, 실외훈련시설로는 종합육상훈련장, 투척필드, 다목적 필드(소프트볼, 럭비, 야구 등), 테니스장, 정구장, 클레이사격장, 크로스컨트리 트랙 등을 갖췄다.

 

이와 함께 행정동과 체력단련장, 선수회관, 지도자와 선수숙소, 스포츠 의,과학센터 등 훈련지원시설도 세워 완벽 지원 체제를 갖추었으며, 훈련 상대가 필요한 종목을 위해 200명 수용 규모의 파트너하우스까지 지어 태극전사들이 훈련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했다.
 
진천선수촌 1단계 사업완료로 이제 육상, 사격, 수영, 테니스, 정구, 배구, 농구, 야구, 소프트볼, 조정, 카누, 럭비 등 12개 종목 350명의 선수가 현대식 최신시설에서 훈련할 수 있게 됐다.

 

대한체육회는 올해부터 2017년까지 진천군 광혜원면 구암리 일원 59만4천여㎡ 부지에 3천300여억원을 들여 2단계 사업을 추진하며, 2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진천선수촌은 총 37개 종목 1천115명의 태극전사를 수용하는 세계적인 종합훈련장으로 거듭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