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Gemini
서울의 한 음식.에 아르바이트생으로 취업한 권모(21)씨는 출근한 지 5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일을 가르쳐주던 매니저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해 더 이상 일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권씨가 취업한 다른 식당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출근 첫날 ‘열심히 하려는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는 이유로 일을 그만둔 것이다. 그런데 몇 달 지나자 업주들에게 부당해고 구제신청서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권씨는 자신이 부당하게 해고됐다며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고, 일부 업주에게는 수개월 치 임금을 합의금으로 요구했다. 권씨가 부당 해고를 당했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낸 구제 신청은 최근 5년 동안 무려 78건에 달했다. 2022년 10건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41건, 올해는 9월까지 17건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하지만 부당 해고가 인정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부당 해고를 당했다며 노동위원회에 수십 차례 구제 신청을 내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보호를 위한 부당해고 구제제도를 일부 반복 신청자가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마토 무료 게임
27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실이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10회 이상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낸 사람은 모두 79명으로 집계됐다. 10~19회 신청자 65명, 20~29회 6명, 30회 이상 8명이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권씨에 이어 강모씨(57건), 서모씨(51건), 김모씨(43건) 등이 신청 횟수 상위를 차지했다. 상위 10명이 낸 구제 신청을 합치면 410건에 달했다.
반복 신청자들의 사건 처리 결과를 분석해 보니 실제로 부당 해고를 인정받는 비율은 크게 낮았다. 부당해고 인정률은 10~19회 신청자(65명)는 9.5%, 20~29회 신청자(6명)는 2.7%에 그쳤다. 30회 이상 신청자(8명)은 0%였다. 반면 3~9회 신청자(2650명)는 인정률이 33.8%로 올라갔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근로자가 정당한 절차나 사유 없이 해고를 당했을 때 노동위원회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때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하고 있다.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를 인정하면 원직복직과 해고 기간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근로자가 복직을 원하지 않으면 복직 대신 해고 기간 임금 상당액 이상의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2022년 1만4898건이었던 부당 해고 구제신청 건수(이월 포함)는 지난해 2만3925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일부 반복 신청자가 금전적 합의를 목적으로 구제신청 제도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노무사는 “해고 과정에서의 절차를 문제 삼아 구제신청을 낸 뒤 화해금을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10회 이상 반복 신청자의 처리 사건 1181건 가운데 315건(26.7%)은 화해로, 455건(38.5%)은 신청인의 취하로 종결됐다. 다만 이들이 실제로 받은 화해금 규모나 화해에 이른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반복적인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한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검토자료가 있는지를 묻는 나 의원실 질의에 ‘해당 없음’이라고 답했다. 수십 차례 구제신청을 내는 사람이 존재하고 인정률도 현저히 낮지만, 이런 현상을 별도로 분석한 자료는 없다는 것이다.
나경원 의원은 “억울하게 해고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악의적으로 이용해 합의금을 노리거나 정당한 인사권을 침해하는 행태를 막아야 한다”며 “반복 신청의 실태와 취하·화해 경위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했다.
신청에 대한 실태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