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창업한 라이트닝 팩스는 호버글라이딩이라는 스마트 배낭을 시판했다. 배낭 본체가 등판 프레임을 따라 위아래로 움직이는 모습 때문에'떠 있는 배낭'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사진 라이트닝 팩스 2 중국 과학자들이 개발한 스마트 배낭. 탄성체로 짐의 수직 이동이 주는 충격을 줄이고, 마찰전기형 발전 소자로 짐이 수직 이동하는 힘을 전기로 바꾼다. /사진 중국 칭화대 3 전극, 케이블, 마사지 헤드로 구성된 배낭을 메고 아령을 드는 모습. 마사지 배낭은 등 근육의 전기신호로 피로를 감지하면 해당 부위를 주무르며 마사지한다. /사진 Cell Reports Physical Science
등산이 건강에 좋다지만, 허리가 아파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이제 배낭만 바꾸면 허리 통증 없이 산을 오를 수 있게 됐다. 근육 피로를 감지하고 바로 마사지로 풀어주는 배낭 덕분이다. 같은 짐을 지고도 힘이 덜 드는 배낭도 있다. 짐을 공중에 띄워 몸에 주는 충격을 줄인다. 등산하면서 마사지받고, 짐 부담도 없는 똑똑한 배낭이다.
황즈신(?自?) 중국 우한공정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허리 근육의 전기신호로 피로도를 감지하고 마사지로 해결하는 배낭 장치를 개발했다”고 9월 24일(현지시각)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피지컬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인체 대상 시험에서 배낭 마사지는 기존 마사지 의자나 온열치료보다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마사지 의자가 배낭 속으로
국내 성인은 5명 중 1명꼴로 어떤 형태로든 허리 통증을 겪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척추 질환 환자 수는 인구의 약 22%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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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 통증은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장시간 허리를 굽혔다가 펴는 노동을 반복하면서 근육이 피로해질 때 발생한다. 온열치료나 자동 마사지 기기는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개인차는 고려하지 않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해 배낭형 마사지 기기를 개발했다.
우한공정대 연구진이 개발한 배낭은 마사지 의자를 배낭으로 옮긴 것과 같다. 배낭에는 전극과 케이블, 마사지 헤드가 들었다. 등 근육 피로는 기존 마사지 의자로도 풀 수 있지만, 대개 미리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롤러가 움직이는 방식으로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는다. 연구진은 마사지 배낭이 근육 상태에 따라 맞춤형 마사지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마사지 배낭은 피부에 부착된 전극을 통해 등 근육 네 곳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감지한다. 만약 전기신호가 줄었다면 해당 근육이 피로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배낭이 케이블로 마사지 헤드를 전기신호가 감소한 부위로 이동시켜 마사지를 시작한다. 센서는 근육의 전기신호가 어떻게 변하는지 감지해 피로 정도에 따라 마사지 강도를 지속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연구진은 20~26세 건강한 남성 11명과 여성 4명에게 마사지 배낭을 시험했다. 2분간 휴식을 취하게 한 다음, 앉은 자세에서 2분 동안 아령 들어 올리기를 반복시켰다. 이렇게 하면 척추와 날개뼈(견갑골)를 이어주는 등 뒤 마름모꼴의 근육인 능형근이 피로해지면서 전기신호가 줄어든다.
마사지 배낭 치료 후 능형근의 전기신호가 증가했다. 피로가 풀리면서 근육 활동이 늘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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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사지 배낭의 치료 효과는 기존 마사지 의자처럼 사전 프로그램된 방식으로 한 마사지보다 약 2.6배 더 높았다. 맞춤형 치료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마사지 배낭의 효과는 온열치료보다도 1.9배 높았으며,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고 휴식하는 것보다 4배 더 높았다.
미국 하버드대의 코너 월시 교수는 “마사지 배낭은 요통과 근육 피로를 해결하기 위해 소프트 로봇공학과 기계적 치료를 결합한 창의적인 시도”라고 평가했다. 소프트 로봇은 딱딱한 금속 장치가 아니라 부드러운 재질로 몸에 착용하는 장치를 말한다. 다만 월시 교수는 상용화하려면 더 가볍고 부피가 작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연구진은마사지 배낭을 압축적으로 설계해 더 작게 만들어 요통을 유발하는 실제 작업 환경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시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짐이 주는 충격 33% 줄이는 배낭
미국 과학자들은 배낭 무게가 주는 부담을 크게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으면 발을 내디딜 때마다 짐이 위아래로 출렁인다. 몸이 위로 올라가면 배낭도 따라 올라가고, 몸이 내려오면 배낭도 떨어진다. 이 과정에서 배낭 무게가 아래로 당기는 힘에 출렁이면서 생기는 충격력까지 더해 어깨와 허리, 다리에 전달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로런스 롬 교수 연구진은 20년 전부터 짐을 공중에 띄워 출렁임에서 생기는 충격력을 줄이는 배낭을 개발했다. 짐을 용수철이나 고무줄에 매달아 몸과 독립적으로 움직이게 한 것이다. 사람이 위로 움직일 때 짐은 배낭 속 틀 안에서 아래로 내려가고, 사람이 아래로 움직이면 반대로 올라간다. 짐을 공중에 매다는 ‘현수식 배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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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롬 교수가 2006년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7㎏ 짐을 메고 시속 5.6㎞로 걷는 실험에서 짐의 중량까지 포함해 전체 수직력이 33% 감소했다. 짐 무게는 그대로지만, 자동차 서스펜션처럼 충격을 흡수해 짐이 주는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롬 교수는 라이트닝 팩스라는 회사를 설립해 호버글라이딩이라는 스마트 배낭을 시판했다. 배낭 본체가 등판 프레임을 따라 위아래로 움직이는 모습 때문에 ‘떠 있는 배낭’ 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스마트 배낭은 휴대용 전자 기기를 충전할 전기도 만들었다. 짐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수직 운동으로 발전(發電) 장치를 돌려 최대 7.4 (와트)의 전력을 생산했다. 이 정도면 구조요원이 휴대하는 소형 전자 제품이나 위성항법장치(GPS) 등을 작동할 수 있다.
중국 과학자들은 같은 현수식 배낭에 마찰전기 나노발전기를 결합했다. 복잡하고 무거운 기계식 발전기를 돌리는 대신 짐이 붙었다가 떨어지면서 생기는 마찰전기로 소형 전자 기기와 센서용 전력을 얻는 방식이다. 2021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마찰전기형 발전 소자는 짐이 움직이는 힘의 14%를 전기로 바꿨다.
스마트 배낭은 미국에서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최근 군용 장비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롬 교수는 미국 공군의 지원을 받아 스마트 배낭에서 만든 전기로 추운 곳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보온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까지 만드는 스마트 배낭은 오지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나 재난 현장의 구조요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배낭 자체가 발전기가 되면 실제로 짐의 무게를 줄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구조요원이나 야외 연구에 나선 과학자들이 지고 다니는 무게 36㎏ 정도 짐 가운데 9㎏이 교체용 배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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