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실 거 있으면 하시죠. 자꾸 방해를 하시네요."
이재명 대통령이 2일 821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지만, 여야는 박수와 침묵으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기립박수로 환영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연설 전부터 피켓 시위를 벌이며 반발했다.
이 대통령이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지만, 국가채무와 사법부 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은 본회의장 안팎에서 고스란히 드러난 모습이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국회 로텐더홀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여들었다. 의원들의 손에는 '사법부 겁박 중단! 재판 독립 수호!'와 '1400조 나라빚+162조 미래빚더미기금'이라고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이 "나라빚 외면하는 쌈짓돈 예산 미래 파괴"라고 선창하자 의원들은 "규탄한다, 규탄한다, 규탄한다"고 외쳤다. "미래 세대 떠넘기는 빚더미기금 중단하라"는 구호에도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도중에 "조희대 대법원장 이야기도 하셔야 하지 않느냐"는 웅성거림이 나오자, 박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님 힘내세요"라고 외쳤다. 의원들도 "힘내세요"를 세 차례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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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식 국회의장이 지나갈 때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박 의원이 "조정식 의장!"이라고 외치자 김기현 의원은 "그게 무슨 국회의장이야! 당장 방으로 들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식 원내대표가 이를 제지했다.
본회의장에서도 긴장감이 이어졌다. 오전 9시50분께 검은색 정장에 다홍빛 넥타이를 맨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입장해 자리에 앉았다. 뒤이어 입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는 피켓이 다시 배부됐다.
오전 10시,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도열한 의원들과 악수하며 입장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침묵했다.
연설이 시작된 뒤에도 분위기는 대조적이었다. 이 대통령이 경제 회복과 민생 지원, 미래 성장동력 투자를 강조할 때마다 민주당 의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주먹을 꼭 쥔 채 정면을 응시했고, 정 원내대표는 고개를 숙인 채 아래쪽을 바라봤다.
급기야 연설 도중 국민의힘 의석에서 웅성거림이 이어지자 이 대통령이 직접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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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을 바라보며 "말씀하실 거 있으면 하시죠"라고 말한 것이다.
이어 "자꾸 방해를 하시네요. 특별한 의견을 주시면 좋겠는데"라며 "이제 계속 얘기해도 되겠습니까"라고 묻자, 민주당 의원들이 "네"라고 답하며 박수를 보냈다. 장 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침묵했다.
이 대통령이 국채 발행과 기존 국채 상환을 설명하며 순증가분이 거의 없다고 밝힐 때는 국민의힘 의석에서 "아이고"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듯 "재판 재개하라"는 외침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총지출 820조 9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설명하며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여와 야 모두가 힘을 모아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12월 2일까지 예산안이 확정될 수 있도록 협력을 당부했다.
연설이 끝나자 민주당 의원들은 다시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조 의장과 악수한 뒤 의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곳곳에서는 "이재명 파이팅!"이라는 환호가 터져 나왔고, 이언주 의원은 이 대통령과 사진을 촬영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퇴장 과정에서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박상웅 의원 등은 로텐더홀로 내려가는 길이 좁다며 "전례를 좀 보고 해. 국회를 어떻게 보는 거야"라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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