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평균기온이 파리기후협정의 상승 제한 목표인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일시적으로 초과하는 것만으로도 빙하와 빙상 등 지구의 얼어 있는 영역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기온 상승 폭이 목표치를 넘어서는 기간이 짧더라도 일부 변화는 사실상 되돌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제빙권기후이니셔티브(ICCI)와 유엔환경계획(UNEP)은 2일(현지시간) 공개한 2건의 보고서를 통해 지구 온난화가 빙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자료는 ‘2026년 빙권 현황 보고서: 오버슈트의 대가’와 ‘오버슈트와 빙권: 전 지구적 녹아내림을 막기 위해’다.
빙권은 지구에 존재하는 눈과 해빙, 빙하, 빙상, 영구동토층 등 얼어 있는 지역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보고서에서 다룬 ‘오버슈트(overshoot)’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설정된 목표치를 일시적으로 넘어서는 현상을 뜻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3도 높은 상태다. 각국이 기존 기후정책을 그대로 시행할 경우 상승 폭은 파리기후협정의 제한 목표인 1.5도를 크게 웃도는 2.8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지 못할 경우 빙하와 빙상, 해빙, 영구동토층의 융해가 가속화하고 극지 해양에도 광범위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온난화가 일정 수준을 넘어선 뒤 다시 기온을 낮추더라도 이미 진행된 얼음의 손실을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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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빙하 감소 전망도 제시됐다.
현재 정책이 유지돼 지구 기온이 2.8도 상승하면 로키산맥과 알프스산맥, 아이슬란드, 스칸디나비아에 남는 빙하 얼음의 질량은 현재의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는 경우에도 해당 지역 빙하는 현재 질량의 20∼35%만 유지할 것으로 추산됐다.
온난화 폭을 장기적으로 0.8도까지 낮추는 데 성공하더라도 수백 년에 걸쳐 보존할 수 있는 빙하 부피는 현재의 약 70%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전 세계 인구 약 4분의 1에 물을 공급하는 빙하가 분포한 힌두쿠시·히말라야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이 지역은 현행 기후정책이 지속되면 빙하 얼음 질량이 현재의 41%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기온 상승을 1.5도로 억제하면 83%를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상 손실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두 지역의 빙상은 1990년대와 비교해 약 6배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기온이 1.5도를 일시적으로 초과한 뒤 빠르게 다시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빙상 감소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연구진은 전망했다.
빙권 변화에 따른 피해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지난 8월 네팔과 중국 국경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와 얼음·암석 사태를 비롯해 해수면 상승 가속화, 해양 및 기상체계의 교란 가능성 등을 주요 위험 사례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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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주저자인 ICCI 소속 빙하학자 제임스 커컴은 가디언에 “올해 우리는 이미 네팔과 중국의 국경에서 관측 사상 규모가 가장 크고 인명 피해가 가장 심각한 얼음·암석 사태 가운데 하나를 목격했다. 이 한 차례의 재해로 수천 명이 숨졌고 네팔 국내총생산(GDP)의 10%에 해당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빙하 감소 속도도 심각한 수준으로 제시됐다.
커컴은 “스위스는 지난 5년 동안 빙하 얼음의 20%를 잃었으며, 앞으로 10년 동안 해마다 전 세계에서 수천 개의 빙하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온난화 수준조차 북극과 남극, 산악 빙하와 극지 해양을 보호하기에는 충분히 낮지 않다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 지구의 얼음을 보존하려면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 상승 폭을 1도에 가깝거나 그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커컴은 “눈과 얼음은 기온이 조금만 올라도 빠르게 반응한다”며 “목표치를 초과한 뒤에는 이들 시스템 대부분이 회복하는 데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이 걸릴 것이다. 특히 변화가 사실상 돌이킬 수 없게 되는 임계.을 넘을 경우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온난화 목표의 일시적 초과를 피할 수 없더라도 초과 폭과 지속 기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9일부터 20일까지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개최되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앞두고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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