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윤 창원시장은 취임하자마자 100일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고 자부했다. 지난 석 달은 공무원 5000여 명과 달라진 시정을 선보여 시민 사랑을 받고자 내부 결의를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시민에게 더 사랑받는 방법을 고민했다. 강 시장이 내건 5대 시정 비전은 '시민이 먼저, 행복한 창원'이다. 최근 창원시가 언론과 온라인 시정 관련 핵심어를 분석해보니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시민'이었다. 강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 시장이 아니라 100만 도시 소속 수장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공기업 사장에 이어 지방자치단체장이 됐다. 가장 큰 차이는?
"시민 생활에 얼마나 직접 영향을 미치는지, 또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가 다르다. 국회의원 때는 법과 제도를 만들고 예산을 심의하면서 국가 방향을 고민했다. 공기업 사장으로서는 공공성을 지키면서도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힘썼다. 시장은 여기에 더해 교통부터 복지, 일자리와 안전까지 시민 일상 전반을 챙겨야 하는 자리다. 좋은 정책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필요한 사람에게 혜택이 닿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그만큼 책임도 무겁다."
-100일 동안 정책을 만드는 것과 정책을 실제 시민 삶에 적용하는 것이 달랐나?
"정책을 만들 때는 공통으로 적용할 원칙과 제도 틀을 고민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시민마다 처한 사정이 다르다. 같은 교통정책도 출퇴근하는 직장인과 병원에 가는 어르신이 느끼는 불편이 다르고, 지원사업도 신청 절차가 복잡하면 정작 필요한 사람이 이용하지 못할 수 있다. 정책은 담당 부서가 실행에 옮기고 시민이 이용하는 과정까지 불편이 없어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 행정처분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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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제도를 이해하고 준수하도록 돕는 것까지 행정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규정에 따라 처분만 하는 '판사형 행정'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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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윤 창원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13일 시청 집무실에서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창원시
- 취임 이후 '결단이 빠르다'는 평가가 있다. 기업은 결정권자가 바로 실행할 수 있지만 지방행정은 법률과 예산, 의회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행정 속도가 답답하다고 느꼈나?
"가장 답답한 것은 시민에게는 하나의 민원인데 여러 부서에 걸쳐 처리되면서 절차가 복잡해지고 해결이 늦어질 때다. 시민이 여러 부서를 오가며 같은 설명을 반복하거나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결단이 빠르다'는 평가는 그만큼 책임 있게 결정해 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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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검토는 충실히 하되 결정할 때를 놓쳐 시민 불편이 길어지거나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100일 동안 실제로 빨리 결정해서 다행이었던 정책과 반대로 조금 더 들여다봤어야 했던 일이 있나?
"신속하게 방향을 잡고 대응을 잘한 일은 시내버스 노사 문제다. 후보 시절부터 노사 양측 이야기를 들었고, 취임 이후에도 소통을 이어갔다. 노사가 임금 기준에 합의하고 무분규 공동선언에 뜻을 모은 것은 양측이 서로 양보하고 책임 있게 협의한 결과다. 시가 그 대화를 뒷받침하고 시민 이동권을 지키는 데 힘을 보탰다는 .에서 의미가 있다. 반면 더 세심하게 들여다봐야겠다고 느끼는 것은 정책을 받아들이는 시민 입장이다. 행정의 좋은 취지가 시민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현장에서 더 꼼꼼히 듣고 살펴야 한다. 창원사랑상품권(누비전) 취약계층 우선구매제도 이런 고민을 반영한 것이다."
-조직에서는 시장 의중을 빨리 읽으려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시장 눈치 보기'가 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면?
"공무원이 가장 먼저 살펴야 할 일은 시민 입장이라고 늘 강조하고 있다. 시민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불편이 있는지를 업무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공무원이 시장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현장 여건과 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대안을 제시하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일하는 사람이 소신 있게 의견을 내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행정의 속도와 완성도도 높아진다. 시장은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고 필요한 결정에는 책임을 지면 된다."
-85개 공약이 확정됐고 핵심 10대 공약도 추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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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은 애초 86개에서 진해신항·가덕도신공항 배후단지 조성을 묶어 85개로 확정했다. '양질의 일자리', '하나 되는 도시', '안전한 일상', '품격 있는 도시' 등 4대 시정목표와 성장전략·권역 특화전략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공약별 추진 일정과 연차별 목표, 재정투자계획, 확인지표를 마련했다. 신규 일자리 10만 개 창출과 에너지 복지연금 연 100만 원 지급, 청사 신설·공공기관 유치, 마창대교 통행료 24시간 전면 무료화, 초·중·고 학생 시내버스 요금 전면 무료화 등을 핵심 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 10만 개 창출은 1호 공약이었다. 100일 동안 실제로 만들어진 일자리 수가 있나?
"취임 100일 동안은 10만 개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기간이었다. 일자리는 에너지 자립 전환과 주력산업 대혁신으로 창출할 계획이다. 창원국가산단과 공공시설, 유휴 터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확대하고 민간 기업을 유치해 에너지산업을 발전시키겠다. 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유치, 첨단산업단지 조성, 소형모듈원전(SMR) 등 미래산업 육성으로 창원시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 또 진해신항 건설과 교통·물류망 정비,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과 해양레저관광벨트 조성 등 산업·물류·관광 인프라 확충을 통해 새로운 고용 기회를 창출하겠다. 일자리 창출이 창원 경제를 살리는 길이자 시민을 위한 가장 큰 복지다."
-학생 버스요금 지원, 마창대교 무료화 등 추진 때 재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재정 운용 원칙은?
"공약도 필요성과 시급성, 재정 여건을 따져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하겠다. 시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은 차질 없이 추진하되 큰 재정이 들어가는 사업은 효과와 지속 가능성을 더 면밀히 살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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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관행적으로 반복하거나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성과가 낮은 사업, 시민 편익이 분명하지 않은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겠다. 실제로 취임하고서 관행적·불필요 사업 68건을 정비했다. 누적 총 511억 원 규모 재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몇 년째 표류하는 장기 현안이 많다. 사업을 계속할지, 방향을 바꿀지, 정리할지를 결정하는 기준은?
"이미 많은 예산이 투입됐거나 오랫동안 추진해 왔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방식을 고수할 수 없다. 마산해양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여러 차례 민간사업자 공모와 법적 분쟁으로 개발이 지연된 만큼 법적 쟁.을 없애면서 기존 개발 방식과 사업구조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 S-BRT(간선급행버스체계)도 시민 이용 불편과 운영상 문제를 살펴 1단계 구간의 신호체계와 시설부터 개선하고 있다. 이후 운영 상황과 시민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2단계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업마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다르지만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다는 원칙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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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윤 창원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13일 시청 집무실에서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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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 마산·창원·진해 발전 구상은?
"지금 중요한 것은 다시 나누는 논의보다 통합 장.을 살리면서 지역 간 발전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마산·창원·진해는 가진 자원과 산업 기반이 서로 다르다. 창원지역은 창원국가산단 중심 첨단산업 기반을 넓히고, 항공엔진과 방산·원전 등 주력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마산지역은 마산해양신도시 정상화와 원도심 활성화에 힘쓰고, 마산자유무역지역과 봉암공단 에너지 전환으로 산업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리겠다. 진해지역은 진해신항을 북극항로 시대 핵심 거.항으로 키우고, 항만 배후단지와 물류산업 중심이 돼야 한다. 또 5개 구별 주민 의견을 반영한 500건·280억 원 규모 '시민 우선사업'으로 도로·주차·공원 등 시민이 매일 체감하는 불편도 하나씩 개선해 나가겠다."
-특례시 지위를 유지하려면 인구 100만 명을 지켜야 한다.
"현재 추세라면 내년 말에서 2028년 초 창원 인구가 100만 명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 2030년에는 특례시 지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업 노동자 전입 지원과 대학생·대학원생 생활안정 지원 등을 추진하겠다. 인구정책 핵심도 결국 좋은 일자리와 살기 좋은 정주 여건이다. 동시에 특례시 지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비수도권 인구 기준을 차등 적용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 통합시의 행정구가 인구감소지역 지정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를 개선하고자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남은 임기는 훨씬 길다. 퇴임 때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
"7월부터 모든 사안을 알고자 이른 아침부터 언론 기사 한 꼭지도 놓치지 않고 보고 실국 부서와 논의했다. 앞으로 목표한 대로 시민이 먼저 행복한 창원이 되도록 달라진 행정, 관습 털어버리겠다. 4년 임기 끝나면 '시장 욕봤습니다' 듣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고 있다. /창원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