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의 수정란이 처음 둘로 분열할 때부터 뇌와 심장 등 주요 장기가 만들어지는 단계까지 약 130만개 세포의 족보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AI 생성 이미지
사람의 몸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 생긴 단 하나의 수정란에서 시작된다. 똑같은 수정란에서 출발했는데 어떤 세포는 뇌가 되고, 다른 세포는 심장이나 피부가 된다. 이 세포들은 언제부터 서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일까.
이런 생명의 탄생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일종의 ‘DNA 블랙박스’를 과학자들이 개발했다. 생쥐의 수정란이 처음 둘로 분열할 때부터 뇌와 심장 등 주요 장기가 만들어지는 단계까지 약 130만개 세포의 족보를 복원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와 다트머스대 등 공동연구진은 이런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9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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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세포가 분열하는 동안 DNA에 새로운 기록이 차곡차곡 쌓이도록 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타자기가 종이에 글자를 한 글자씩 찍듯 세포의 DNA에 새로운 표식을 차례로 새기는 이른바 ‘DNA 타자기(typewriter)’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연구진은 생쥐 수정란 100개에 DNA 타자기 기술을 도입한 뒤 자라도록 했다. 이 가운데 10개를 분석했으며, 기록이 가장 선명하게 남은 1개를 집중 조사했다. 연구진은 생쥐 임신 기간(20일) 중 수정 후 13.5일까지 자란 배아에서 약 128만 세포의 발생 계통을 복원했다. 이는 배아를 구성한 세포의 약 10%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세포가 어떤 조직을 만들도록 운명이 정해지는 시.도 분석했다. 혈액세포와 눈의 망막세포는 발생 과정에서 비교적 일찍 서로 다른 길로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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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피부의 가장 바깥층을 이루는 세포는 상대적으로 늦게 분화 경로가 결정됐다. 세포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시기에 분화 경로가 구분되고, 。차 특정한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DNA에 세포의 분열 흔적을 남겨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아직 생쥐의 모든 세포를 추적하는 완전한 족보를 작성한 것은 아니다. 약 130만 세포의 DNA 기록을 분석해 발생 계통을 재구성한 것으로, 실제 세포가 분열하고 이동하는 모든 순간을 직접 관찰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앞으로 선천성 기형이나 유전질환이 생기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암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다. 세포 계통 추적 기술을 이용하면 어떤 암세포가 증식하고, 어떤 계통이 다른 장기로 퍼져 나가는지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용 세포를 만드는 연구에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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