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열린 2026 년 신라달빛기행' 참가자들이 야간 달빛 트레킹으로 방문한 첨성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신라문화원
전국 지자체의 야간 문화관광 프로그램의 모태이자 원조로 평가받는 '신라달빛기행'이 가을비의 낭만 속에 올해 정기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32년간 축적된 인문학적 스토리텔링과 계절별 자연경관, 야간 트레킹이 어우러지며 천년고도 경주의 밤을 밝히는 독보적인 스테디셀러 관광 자산으로서의 진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경주시가 후원하고 사단법인 신라문화원이 주최하는 '2026년 신라달빛기행'이 지난 24일 열린 4회차 행사를 끝으로 올해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 5월 30일 첫 출발을 알린 뒤 6월 27일, 9월 19일, 10월 24일까지 이어진 올해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누적 2000여 명의 탐방객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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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마지막 기행은 서악마을의 가을 명물인 '구절초 음악회'와 신라 왕경 유적지를 걷는 '야간 달빛 트레킹'이 결합한 맞춤형 특별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오후 1시 오릉주차장에 집결한 참가자들은 전문 문화유산 해설사와 함께 선덕여왕릉과 진평왕릉을 답사하고, 황금빛으로 물든 보문뜰 들녘을 거닐며 신라 역사 이야기를 들었다.
오후 3시에는 보물 서악동 삼층석탑 주변을 하얗게 뒤덮은 구절초 꽃밭에서 국악과 클래식이 어우러진 음악회를 감상했다. 이어 조선시대 도봉서당 마당에 마련된 먹거리 장터에서 향토 음식을 맛본 뒤, 해가 저물자 첨성대와 계림, 월성해자, 월성을 잇는 야간 트레킹을 즐기며 경주의 낮과 밤을 온전히 만끽했다.
이날 행사는 가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전국에서 200여 명이 집결해 우비를 입고 운치 있는 신라의 밤을 걸었다.
'신라달빛기행'은 지난 1994년 신라문화원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야간관광 특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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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주간 관람과 유적지 외형 감상에 머물러 있던 한국 관광업계에 '밤의 정취와 인문학의 융합'이라는 혁신적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현재 전국의 거의 모든 지자체가 운영 중인 '달빛기행' '야행' 류의 공공 야간 프로그램들이 모두 이 신라달빛기행을 원형으로 삼아 확산됐다.
특히 서악마을 일대는 마을 주민들과 신라문화원이 함께 폐가와 축사를 정비하고 삼층석탑 주변에 봄에는 작약, 가을에는 구절초를 심어 꽃 단지를 일궈낸 민간 주도 문화재 재생의 성공 모델로 꼽힌다. 주민들이 직접 먹거리 장터를 운영하고 골목을 가꾸면서 문화재가 주민의 삶을 옥죄는 규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를 살리는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진병길 신라문화원장은 "신라문화원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 온 신라달빛기행이 32년 동안 변함없는 사랑을 받으며 올해 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어 감회가 깊다"며 "앞으로도 참가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접목해 경주를 대표하는 지속 가능한 명품 야간관광 브랜드로 가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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