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지난달 끝나면서 국회는 예산 정국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국회의 예산 심의·의결은 내년에 진행될 정책 사업의 향방을 가늠할 중대한 사안인 만큼 정부 안팎의 관심이 높다.
KF-21 전투기가 선회비행을 위한 자세를 잡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특히 국방예산안은 KF-21 전투기 후속 양산?등 다수의 신규사업이 포함됐다.
국회 국방위원회가 최근 작성한 내년도 국방예산안 검토보고서에서는 규모가 큰 항공 분야를 중심으로 방위력개선사업 프로그램들의 효용성을 세밀하게 지적하고 있다.
◆KF-21 전투기?연구개발?현황은
세계일보가 6일 단독 입수한 국회 국방위의 내년도 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KF-21 전투기 사업은 체계개발, 공대지 능력 등을 검증하는 추가무장시험(블록Ⅱ), 최초·후속양산 등까지 총사업비가 32조원으로 추산되는 초대형사업이다.
체계개발은 지난 6월 종료됐으며, 계약금액 정산을 위한 원가 산정 작업이 진행중이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공대지 능력을 갖출 KF-21 블록Ⅱ 중도금과?비행시험 등 연구개발비 3196억원이 포함됐다.
블록Ⅱ를 위한?추가무장시험은 공군의 작전 우선순위에 따라 3단계로 이뤄지고 있다.
KF-21이 KF-16과 함께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난 3월부터 내년 3월까지 진행되는 1단계 시험에선?미국 제너럴다이나믹스의 20㎜ 기총, 보잉의 GBU-31·56 정밀유도폭탄 운용 능력을 확보한다.
내년도 KF-21 연구개발비 3196억원이 1단계 시험에 투입된다. 현재 1단계 시험의 50%를 수행했다.
GBU-31은 미국의 대표적인 2000파운드(약 907kg)급 합동직격탄(JDA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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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파운드 폭탄의 꼬리 부분에 유도 키트를 장착, 24∼28㎞를 날아간다.
GBU-56은 GBU-31에 정밀 레이저 센서를 추가해 이동?표적까지 정밀 타격하는?복합유도폭탄(LJDAM)이다.
KF-21 시제기가 시험비행을 하기 위해 이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다음달부터 2028년 2월까지 실시될 2단계 시험은 국산 500파운드(227㎏)급 정밀유도폭탄(KGGB)과 MK-82,?미국 레이시온의 GBU-12다.
KGGB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LIG D&A가 개발한 정밀유도폭탄이다.
KGGB는 접이식 활공 날개를 갖추고 있다.?고고도?투하 시 최대 100~120㎞까지 비행한다. 전투기가 적 방공망 밖에서 안전하게 지상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MK-82는 미국산이지만, 한화에서 생산을 한다.
GBU-12는 페이브웨이 II(Paveway II)로도 불린다. MK-82에 레이저 유도 키트를 장착한 것으로, 걸프전에 투입되어 큰 전과를 올렸다.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격납고에서 KAI 직원들이 KF-21 시제기에 IRIS-T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내년 7월부터 2028년 10월까지 이뤄질 3단계 시험은 ADD가 개발중인 장거리 공대지미사일과 보잉의 GBU-38·39·54, 제너럴다이나믹스의 MK-84가 대상이다.
GBU-38은 GBU-31을 소형화한 것이고, GBU-54는 GBU-56을 작게 만든 것이다.
GBU-39는?전투기 적재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된 250파운드(약 113kg)급 초소형 스마트 폭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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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500파운드 폭탄 1개가 들어갈 자리에 GBU-39?4개를 장착한다. 고성능 관통 탄두로?콘크리트 벙커도 뚫는다.
방위사업청은 각 단계에서 검증된 공대지 무장 운용 기능을 반영한 비행운용프로그램(OFP)을 양산기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전체 시험평가 종료 전에도 검증된 범위 내에서 공대지 운용능력을 조기 확보하게 된다.
KF-21 양산1호기가 지난 9월 22일 첫 운용기지인 경북 예천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KF-21 양산 사업은
공대공 임무 중심의 블록Ⅰ 40대를 생산하는 최초양산은 2028년까지 8조5215억원이 투입된다.
내년 예산안에는 3조1893억원이 반영됐다.
현재 공군에 인도된 양산1호기를 포함해 10대는 조립이 완료된 상태이며, 시험비행은 연내 종료될 예정이다. 공군에는 내년 1분기 중 인도가 완료된다.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KF-21 시제기가 활주로와 이어진 램프 구간을 지상활주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11∼20호기는 내년 1분기에 조립이 끝나며, 조립작업이 끝난 기체부터 순차적으로 시험비행에 나선다.
21∼30호기는 내년 중 조립이 완료되며, 31∼40호기는 2028년 상반기 내 조립이 끝난다.
블록Ⅱ 80대를 만드는 후속양산은 지난 3월 총사업비 심층검토가 끝났고, 양산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계약금으로 1479억원이 반영됐다.
총사업비 확정은 내년 2월에 이뤄지며,?기체·엔진·레이더와 패키지 무장·시설은 내년 6월에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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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KF-21 양산기 동체들이 제작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후속 양산의 경우 총사업비 등을 놓고 우려도 제기된다.
2025∼2029 국방중기계획 당시 후속양산 총사업비는 14조2000억원으로 계산됐으나, 한국국방연구원(KIDA) 심층검토에선 18조4391억원으로 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방위사업청은 공군 소요를 반영하고, 최초양산과 공통되는 부분은 최초양산 실적가를 토대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국회 국방위는?“최초양산에는 생산설비 구축, 생산 안정화 등 후속양산에서 동일하게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비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며 작업 숙련과 공정 개선 등 비용 절감 가능성을 검토해서 불필요한 재정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상황을 관리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국회 국방위 검토보고서에 따르면,?후속양산비는 내년에 1479억원, 2028년 1조7970억원, 2029∼2031년까지 매년 4조3000억원, 2032년 3조5942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생산·납품 단계에서 재정부담이 크게 확대되는 구조다. 예산 확보가 가능할 것인지를 두고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국방위도?“이러한 투자 구조를 감안하면 2027년도 착수 예산뿐 아니라 향후 본격 양산 기간의 재원 확보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로 개발될 전자전기의 상상도. LIG D&A 제공
◆논란 대상 포함된 전자전기·헬기 사업
국회 국방위 검토보고서는 KF-21 외에도 전자전기 사업을 지적했다.
전자전기 사업은 2034년까지 1조9198억원을 투입해서 적 방공망을 교란하는 전자전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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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 D&A가 체계개발을 주관하고, 정부 및 관련기관이 참여한다. 내년도 예산에는 1538억 2700만원이 반영됐다.
국방위는?“필요성은 인정되나, 최근 체계개발업체의 선행 연구개발과제 선정 관련 평가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대규모 체계개발비 집행에 앞서 선행과제 평가비리 의혹이 미친 영향을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자전기 같은 첨단 무기 연구개발은 업체 기술 수준, 유사체계 개발경험, 선행연구 실적 등이 기술능력을 평가하는 주요 요소다.
국방위는?“방위사업청은 문제가 된 선행 연구개발 과제와 전자전기 사업의 연관성 유무에 대한 자료를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전자전기 사업 제안서에 해당 과제 실적이 포함됐는지, 현재 체계개발에 활용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업의 실제 진척도와 계약 조건 등을 따져서 예산집행의 적절성을 확인하고, 정부의 독립적 기술검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이천시 육군 항공사령부에서 열린 대규모 항공작전 훈련에서 CH-47D 헬기가 물자 공급을 위한 공중강습작전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맡고 있는 소형무장헬기(LAH) 양산은 내년 예산안엔 7233억원이 반영됐다.
그런데 방위사업청은 지난 4월 납품된 LAH?엔진 57대 가운데 47대에서 부식을, 같은해 5월 38대에서 균열을 확인했다. 엔진 내부 공기 흐름을 안정시키는 디퓨저가 문제였다.
엔진 원제작사는 프랑스 사프란이며, 국내 조립업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엔진 원제작사,?국내 조립업체, 완제기 제작업체가 서로?다를 경우엔 결함?원인이 설계에 있는지, 조립·제작·검사 공정의 문제인지가 쟁。이다.
이때 책임 범위와 비용분담 주체가 불분명하다면, 개선 조치 지연 또는 추가비용 부담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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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당초 계획된 양산 일정에도 영향을 끼친다.
국방위는?“하자보증, 손해배상 관련 규정에 따라 업체의 책임 범위를 확인하고, 향후 동일한 결함이 발생하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품질관리 절차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총사업비 3조3649억원 규모의 특수작전용대형기동헬기 사업은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보잉과의 협상이 중단됐다. 방위사업청은 내년에 사업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지만, 보잉 외에는 뚜렷한 후보가 없다.
국방위는?“종전 입찰에서 미국 시코르스키가 불참했다는 .을 고려하면, 신규 입찰에서 다시 (보잉) 단독입찰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단독입찰이 불가피하다면 미군·제3국 유사 기종 가격, 국내 유사 국외구매사업 계약 사례 등을 활용해 가격 적절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은 상륙공격헬기 양산에 대해 국방위는 신규 반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상륙공격헬기는 최근 개발이 끝난 상태다.
정부 예산 편성 당시에는 KIDA의 심층검토가 끝나지 않아서 사업 예산이 포함되지 못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상륙공격헬기(MAH). 방위사업청 제공
다만 심층검토가 이달 말에 종료됨에 따라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신규사업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부품 수급 등의 문제로 상륙공격헬기 초도기 생산에 24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양산 착수가 지연되면 전력화도 늦어진다는 게 방위사업청의 입장이다.
해병대도 상륙기동헬기와 공격헬기 간 연계를 통한 작전 능력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방위사업청은 심층검토 결과를 토대로 내년도 예산안에 211억원의 착수금을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추가 반영하기를 희망하고 있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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