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재정과 기술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정부뿐 아니라 민간의 투자도 늘린다. 생물의 유전정보를 활용해 발생하는 수익을 공정하게 나누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난달 19일부터 31일까지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열린 제17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7)에서 합의한 내용이다. 국제사회는 2030년까지 자연을 보호하고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실행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총회에서 각국은 목표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예레반 경로’에 합의했다. 공공과 민간의 재원 투입을 늘리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술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방정부와 여성, 청년 등 다양한 주체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자연 보호에 필요한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놓고 국가별 이견이 있었지만, 각국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재원 조달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생물 유전정보를 활용해 얻은 수익을 공유하기 위한 ‘칼리 기금’의 운영 기반도 마련했다. 기금의 임시 배분과 기여 인증서 발급 등 운영 기반과 관련된 내용이다.
이 같은 실행 방안이 마련된 배경에는 그동안 국제사회가 세운 생물다양성 보전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기 때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129개의 당사국이 국가보고서를 제출했으며, 각국의 자체 평가 결과 국가별 목표 중 이행이 순조로운 목표는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재원과 기술 부족 등이 주요 걸림돌로 지목됐다.
1992년 첫 약속…2020년 목표 달성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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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이란 동식물과 미생물 등 다양한 생명체와 이들이 살아가는 생태계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농작물 생산과 수산자원 확보, 수질 유지 등 인간의 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생물다양성협약은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를 계기로 국제사회가 마련한 환경협약이다. 자연을 보호하고 생물자원을 지속해서 이용하며 유전자원 활용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공정하게 나누자는 취지다.
1993년 협약이 발효됐고 이듬해 바하마에서 첫 당사국총회가 열렸다. 당사국총회는 협약에 참여한 국가들이 모여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목표와 실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현재 유럽연합(EU)을 포함해 196개 당사국이 참여하고 있다.
구체적인 목표가 마련된 것은 2010년이다.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당사국총회에서 국제사회는 2020년까지 달성할 20개 생물다양성 보전 목표를 채택했다. 멸종위기 생물 보호와 서식지 보전, 생태계 훼손 방지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국제적 합의가 실제 생태계 회복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이 2020년 발표한 제5차 지구생물다양성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개 목표 가운데 완전히 달성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6개 목표에서 부분적인 성과가 있었을 뿐이다.
2022년 새 목표 마련…육지·바다 30% 보전
국제사회는 기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새로운 목표를 마련했다. 2022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15차 당사국총회에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체계’가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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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자연 훼손을 멈추고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육지·내륙수역과 해양·연안의 최소 30%를 효과적으로 보전·관리하고, 훼손된 생태계의 최소 30%를 복원 대상으로 삼는 등 23개 세부 목표를 설정했다. 생물다양성에 해로운 보조금과 지원제도를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재원 확보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개발도상국은 자연보호를 위한 재정과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24년 칼리 기금 신설…유전정보 수익도 공유
2024년 제16차 당사국총회에서는 유전자원 디지털 서열 정보(DSI)를 활용해 얻은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칼리 기금’이 신설됐다. 이는 생물의 유전정보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이 그 이익을 유전자원 출처인 개발도상국 등과 나눌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다.
올해 COP17에서는 기금의 임시 배분과 기여 인증서 발급 등 실제 운영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기업의 구체적인 기여 기준과 인증서의 법적 효력 등은 후속 회기 간 작업반에서 구체화하기로 했다.
한국 대표단은 이번 총회에서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 이행을 위한 국내 정책을 소개하고 EU,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생물다양성 보전 및 기술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기후부 김지영 국제협력국장은 “이번 당사국총회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글로벌 생물다양성 체계 이행을 위한 노력을 알리고, 각 국가와 교류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기술협력·역량 강화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제18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는 2028년 에콰도르에서 개최된다.
앞으로도 기술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