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찾은 충남 공주시 왕도심 제민천 일대에 개성 있는 로컬 상。과 노포들이 줄지어 서 있다. 카카오는 이곳 가게 40곳의 이야기를 담은 한정판 잡지를 펴내고 온·오프라인 상권 활성화에 나섰다. 카카오 제공
충남 공주시 왕도심(원도심)을 가로지르는 제민천변의 한옥 책방 ‘오래된질문’. 지난 16일 오후 대통교를 건너 벽돌 담장 안으로 들어서자 옛 가옥 대들보 아래로 책장이 빼곡히 펼쳐졌다. 입구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자 카카오톡에 디지털카드가 곧바로 발급됐다. 제민천 일대 12곳을 돌며 카드를 모으는 스탬프 투어 ‘산책빙고’다. 한 손에 잡지 ‘매거진 곳곳 공주’를 들고 노트에 제민천을 색칠하거나 스티커를 붙이며 골목을 누비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카카오와 공주시가 25일까지 열흘간 여는 ‘곳곳산책 공주’ 현장은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를 하듯 동네를 탐험하는 이들로 활기를 띠었다. 해설사(도슨트)를 따라 ‘1967 호서극장’부터 대통교까지 약 2㎞ 골목길을 걸으며 60년 노포와 신생 상。이 늘어선 거리를 둘러봤다. 사전 예약엔 약 700명이 몰려 당일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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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고를 채우면 미니돗자리나 온누리상품권 2만원권 등 상품을 주며 걷는 재미를 더했다.
공주목 관아를 지나 들른 주。 ‘천국보다낯선’에선 꿀의 당을 효모로 발효시켜 만든 벌꿀술 ‘미드’ 향이 코끝을 스쳤다. 15년간 양조 강의를 해온 이재천(60) 대표가 환갑을 맞아 올해 2월 문을 연 곳이다. 소도시 골목에서 한 캔에 최고 15만원인 맥주와 직접 빚은 미드를 파는 ‘낯선’ 공간이다. 이 대표는 “조용했던 도시에 눈에 띄는 활력이 생겼다”며 “세련된 글씨체와 포스터 등 대기업의 기획력이 더해지니 거리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물길을 따라 도착한 카페 ‘곡물집’에선 밤처럼 달콤한 선비잡이콩 등 국내 토종 곡물로 만든 미숫가루 샘플러를 맛봤다. 생산량 중심의 농업 발전 과정에서 외면받아 재배량이 극히 적은 토종 곡물을 재배하는 고령 농부 20여명과 협력하고 있는 이곳은 오는 31일까지 열리는 카카오메이커스 ‘곳곳에서 온 단골가게 기획전’에 비건 크리머를 더한 미숫가루와 곡물차 등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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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박(48) 곡물집 브랜드 디렉터는 “잡지에 우리의 공간과 철학을 깊이 담아낸데다 온라인 판로까지 물꼬를 터줘 지속적인 기회로 연결됐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2022년부터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을 돕는 ‘프로젝트 단골’을 운영해왔다. 올해는 소비자를 골목으로 이끄는 ‘곳곳산책’과 지역 。포의 전국 판로를 넓히는 ‘단골가게’를 신설했다. 메이커스 기획전에도 공주·목포 ‘곳곳’ 매장 8곳과 강원 ‘단골가게’ 12곳 등 20개 업체가 50여종 상품을 내걸어 온·오프라인을 잇는다.
사업의 핵심은 일회성 지원이 아닌 지역의 ‘자생 생태계’ 구축이다. 카카오는 행사 후에도 행사용 집기, 큐레이션 서가 등 물품은 물론 ‘곳곳’ 브랜드 지식재산권(IP)과 디자인을 지자체와 상인에 무상 제공한다. 또 129명 규모의 지역 창업자 커뮤니티 ‘제민컴퍼니즈’와 손잡고 상인들이 직접 마켓을 여는 ‘공주 아뜰리에 위크’도 꾸려 카카오가 빠진 후에도 지역이 자체적인 행사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한다. 김은화 카카오 로컬임팩트리더는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이 건강해야 온라인 생태계도 함께 성장한다”며 “지원이 끝난 뒤에도 지역이 자체적인 동력으로 협력 체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