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 시간) 스페인 남부 해안 카르타헤나에 위치한 SK엔무브의 일복 공장 전경. 올 2월 발발한 이란 전쟁으로 중동의 윤활기유 생산 설비가 큰 피해를 보면서 이곳 공장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SK엔무브 제공
“산처럼 큰 탱크 16개 분량의 윤활기유가 2주 만에 팔려 나가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스페인 카르타헤나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엔무브 일복(iLBOC) 공장의 이태훈 공장장은 이렇게 말했다. 올해 2월 발발한 이란 전쟁 여파로 중동산 원유와 석유 제품이 공급망 위기를 겪는 가운데, SK엔무브는 유럽 시장의 핵심 공급처로 부상하고 있다. 이 공장장은 “공장이 이름처럼 일복이 많다”며 “이번 기회를 퀀텀 。프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 중동 전쟁 여파로 일복 공장 가치 커져
자동차 엔진오일의 핵심 원료인 윤활기유는 올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로 공급난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3월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의 대형 천연가스 액화시설(펄 GTL)이 피격되면서 중동의 윤활기유 생산설비가 손상됐다. 정상 복구까지 약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미 생산된 제품들의 운송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수급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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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은 세계 프리미엄 윤활기유 공급량의 20∼30%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 생산지로, 미국은 지난해 수입 물량의 50%를 중동에 의존했다. 최근 공급난으로 윤활기유 값은 올 1월 갤런당 3.4달러(약 4500원)에서 7월 11.4달러(약 1만5000원)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최근 업계에선 일복 공장의 전략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일복 공장은 SK엔무브가 지분의 70%, 스페인 최대 에너지기업 렙솔이 30%를 보유한 합작법인이다. 2014년 가동을 시작해 2023년 증설을 거쳐 하루 1만9300배럴의 윤활기유를 생산할 수 있다.
14일 언론에 처음 공개된 일복 공장은 거대한 파이프 섬 같았다. 크고 작은 파이프들이 복잡하게 얽혀 대형 미로를 연상케 했다. 설비를 둘러보는 내내 묵직하고 둔탁한 기계 작동음이 끊이지 않았다. 철저한 안전규칙에 따라 폭발 위험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됐다. 일복 공장 관계자는 “한국의 울산 공장을 그대로 이곳에 이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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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큰 공장을 돌리는 데 한국인이 단 2명만 근무할 정도로 안정화됐다”고 했다.
● 올 3분기 영업이익 사상 최대치 기록할 전망
SK엔무브는 1995년 울산에서 윤활기유 대량 생산 및 상업화에 성공한 뒤 스페인 카르타헤나, 인도네시아 등에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일복 공장은 렙솔의 카르타헤나 정유단지에서 고품질 미전환 잔사유 등을 파이프라인으로 공급받는다. SK엔무브의 촉매 기술을 적용해 프리미엄 윤활기유를 생산하고 있다. SK엔무브 측은 “중동 전쟁으로 공급난이 가중되면서 유럽 고객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30여 년간 축적한 제품 배합 자료와 고객 맞춤형 기술, 지역별 생산기지를 활용한 안정적 공급 능력이 빛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동 경쟁업체들의 생산 차질에 따른 윤활기유 마진 상승과 판매 확대에 힘입어 SK엔무브의 올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69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4.4%, 직전 분기 대비 267.1% 급증했다. 올 3분기(7∼9월)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인 약 1조 원에 이를 거라는 증권업계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필규 SK엔무브 유럽법인장은 “윤활기유는 계약 기간이 길고 쉽게 바꾸기 어려운데, 윤활기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움직임이 시작됐다”며 중장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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