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오니 잠시만 비켜주세요."
핼러윈데이(10월31일)를 하루 앞둔 30일 오후 8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 경찰관들이 차량과 보행자가 뒤엉킨 골목에서 시민들의 이동을 안내하느라 분주했다. 골목 한편에는 인파 밀집에 대비한 바리케이드가 준비돼 있었다. 경찰관과 구청 직원들은 확성기와 야광봉을 든 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날 경찰관과 자율방범대원 등 120여 명은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 집결해 동성로 클럽골목과 교동 일대 합동순찰에 나섰다. 2022년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후 핼러윈 기간 인파 밀집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시민들이 안전하게 핼러윈을 즐길 수 있도록 사전 예방 활동에 나선 것.
순찰대가 동성로 거리를 지나자 시민들의 시선이 쏠렸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관과 자율방범대원들이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봤고, 주변에서 "핼러윈이라 그런가 봐"라는 말이 나오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날 클럽골목 곳곳에서는 핼러윈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술집과 클럽 입구에는 호박 조명과 피 묻은 붕대, 찢어진 흰 천, 움직이는 해골 인형 등이 설치돼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으로 분장한 직원들은 손님맞이에 한창이었다.
릴게임뜻
클럽골목에서 바를 운영하는 박윤환(27)씨는 이날 거리에서 영화 속 '조커' 분장을 받고 있었다. 박씨는 "이태원 참사 이후 핼러윈 행사를 하지 않다가 올해는 다시 분위기를 살려보자는 생각에 단골손님인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협업해 분장 이벤트를 진행했다"며 "분장을 하고 가게를 찾는 손님에게 할인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거리로 나온 시민들도 경찰의 순찰 활동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친구 2명과 함께 클럽골목을 찾은 권유리(24·달성군 다사읍)씨는 "핼러윈이라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놀려고 나왔다"며 "경찰관들이 순찰하는 모습을 보니 골목이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고 밝혔다.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캐릭터 '이즈리얼'로 분장한 이유성(32·남구 봉덕동)씨는 시민들에게 나눠줄 사탕까지 챙겨 거리로 나왔다. 이씨는 "지인과 함께 코스프레를 하고 핼러윈 밤을 즐기려고 나왔다"며 "지난해에도 이곳을 찾았는데 밤 11~12시쯤이면 사람이 더 많아진다. 경찰관들이 순찰을 돌면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를 떠올리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는 시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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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동성로를 찾은 최지인(26·북구 복현동)씨는 "이태원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오늘은 거리에 경찰관들이 많이 보여 안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편으로는 그때도 이렇게 관리가 이뤄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하기도 했다"고 했다.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순찰에 참여한 자율방범대원들의 발걸음도 분주했다. 15년째 중구에서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 중인 박경구(65·중구 성내동)씨는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되고자 나왔다"고 전했다.
대구 중부경찰서 천대봉 범죄예방계장은 "핼러윈 기간 많은 시민이 몰릴 수 있는 만큼 인파 밀집에 따른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중.을 두고 있다"며 "시민들의 보행에 방해가 되는 적치물 등 위험 요소를 꼼꼼히 살피고, 핼러윈 분위기에 편승한 마약·성범죄 등 각종 범죄 예방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구청과 중부경찰서·중부소방서 등 관계기관은 핼러윈 기간인 30~31일 이틀간 동성로 일대에 연인원 551명을 투입해 합동 안전관리에 나선다. 이들은 동성로 클럽골목과 교동 먹자골목, 2·28아트스퀘어 등 인파 밀집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을 실시한다. 특히 CCTV 피플카운팅을 활용해 실시간 인파 밀집도를 확인하고, 순간 최대 인파가 ㎡당 4명 이상으로 늘어나면 즉시 인파 분산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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